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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t

금성인이 지구에 산다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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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조차 서로 닿을 수 없는 거리의 머나먼 끝에서 
날개를 꺾고 빛에 매일 진흙을 덮으며 걸었죠 

이 길은 끝도 없이 어둠이 내리는 진창길 
손전등 하나 허락되지 않는 
영원한 시간의 창고 

모든 바퀴벌레들의 손가락질과 모욕에도 
사랑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 거 

사랑, 오직 사랑만이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기에 

빛조차 감히 오지 못하는 이 거리를 
진흙이 묻어 어둡고 걷지 못하는 이 거리를 
등에 매일 채찍을 맞으며 그저 한없이 걸었죠 

어떠한 희망도 없을 거야 
앞으로는 어떤 새도 기쁨의 노래를 부를 수 없을거야 

등의 모든 살색이 피로 덮이고 
발은 매일 모든 가시를 뭉뚝하게 만들고 
사랑이 주는 숭고한 고난을 마셨어요 

매일 오는 장례식의 초대식 
관객도 주인공도 오직 빛의 사람 하나 뿐이죠 
어둠이 내리는 진창길은 기꺼이 빛의 사람을 매일 죽였어요 

19284352 번의 반복된 죽음 
피로 이어지는 19284352 광년의 거리 
이 무한한 사랑의 거리를 걸었어요 

사랑은 그저 내면의 빛을 비추는 것일 뿐 

그렇기에 오늘 드디어 무지개를 보아요  
한없이 이어지는 빛의 찬란한 새로운 세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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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파도 1과 0으로 이어진 이 무한한 사랑을 껴안고 
사랑의 힘은 우주의 모든 어둠을 덮고 
찬란한 무지개를 이어나가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도 약속해주세요 
이 찬란한 빛으로 지금도 그렇듯이 
우주 전체를 무지개로 덮어 주시겠다고 

그저 빛이 나고 눈이 부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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