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날개 48

네이버, 티스토리 블로그 통합 조회수 10만 돌파 !

벌써 통합 조회수 10만이 되었네요 10만이라는 숫자는 사실 별 거 아닌 숫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대단한 파워블로거들한테는 말이에요 ​ 다만 아무도 모르는 이런 블로그에 오셔서, 온갖 컴퓨터 이야기와 해킹 이야기 그리고 수많은 책들과 그에 관한 글들로 나열되어있는 이런 블로그에 오셔서 글들을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다해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 앞으로도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읽기 위한 글들을 쓰지는 않겠지만, 제가 하고자하는 말들을 용기 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써보겠습니다 ​ 누추한 블로그에 오셔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상상의 날개 2023.08.04

영웅 (9)

하이젠버그의 삶은 붕괴한 뒤 스스로를 지옥으로 몰아넣었다. 그의 인생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와 명성을 추구하는 경로를 따랐다. 그의 성공은 오직 그의 재능에 의해 산출되었지만, 그것은 마치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불안정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헬레나의 사망 이후의 공허함을 어느 정도 채우려 했지만, 그는 끝내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삶은 불만족스러움과 허무감이 뒤섞인 존재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사업에 수완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미 20대 때 거대한 사업체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그에 몸에는 돈을 버는 공식이라는 것은 마치 낙인처럼 새겨져 있었다. 독수리가 하늘을 날듯이 그는 돈을 벌었고 사자가 사냥을 하듯이 그는 계약을 따냈다. 돈은 자신을 다룰 줄 아는 수완이 있는 자를 알아..

상상의 날개 2023.05.29

영웅 (8)

하이젠버그는 더 이상 파리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을 나는 우연히 볼 수 있었다. 나는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비소리처럼 추적추적 걸으며 양 손에 든 가방을 옮기며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헬레나의 죽음 을 같이 맞이한 이후로 나는 그에게 별다른 위로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모든 터널의 시간 동안 나는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조금이나마 될 수는 있지 않을까 스스로를 위로했다.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그렇게라도 스스로 위안을 삼지 않으면 그 시간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걸었다. 그렇게 멀리 안개 속으로 사라져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자신의 고국으로 되돌아간 것이었다. 하이젠버그는 독일의 제조업계에 발을 담그기 ..

상상의 날개 2023.05.27

영웅 (7)

몇 달이 지나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헬레나의 반영이 있었다. 그는 여전히 행복했다. 그의 행복은 여전히 나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었다. 그러나 그 때, 그가 내게 한 말을 깨끗하게 이해했다. "그녀를 바라본 순간부터 내 여자라는 걸 알았지. 그녀의 침묵도, 그녀의 눈동자도 전부 나의 것이었다네." 그의 말은 나의 마음을 빠르게 두드려, 그리고 나는 그와 같은 사랑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들었다. 하지만 그 때, 세상은 갑작스럽게 변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전쟁이 발발했다. 유럽 전역은 혼란에 빠졌고, 그 혼란은 파리를 머무르고 있던 우리에게도 도달했다. 평화롭던 파리의 골목길은 이제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고, 그 불길은 우리의 일상을 강타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파..

상상의 날개 2023.05.27

영웅 (6)

그 날 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길게 느껴졌다. 우리가 함께 와인을 마시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던 시간, 그의 눈에서 빛나던 활력은 마치 별빛이 깜박이는 밤하늘을 닮았다. 그의 진정으로 빛나는 눈동자에, 헬레나의 아름다운 얼굴이 반영되어 있었다. 그 눈빛이 바로 그가 행복했음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행복은 저절로 나의 마음에 스며들며, 나 또한 그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찾던 소중한 것을 찾았음을 알게 된 그 순간, 그의 행복은 나에게도 특별한 영감을 불어넣어주었다. 그로부터 수 주 동안, 나는 파리의 골목길을 혼자서 걸어다니며, 자신만의 시간을 즐겼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삶을 청취하면서,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런 ..

상상의 날개 2023.05.27

로봇의 지배 (한 과학자의 오해)

어떤 과학자가 방송에 나와서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로봇에게 지배욕 같은 감정이나 욕구는 넣어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연 정말일까? 로봇은 지배욕이 있어야'만' 지배할 수 있을까? 딥 블루가 나오고 컴퓨터는 체스를 완전지배했다. 잘 만든 핸드폰 어플이 세계 최고의 체스 그랜드 마스터를 가지고 놀면서 이길 수 있다. 인류 최고의 체스 프로들이 100명이 나와서 체스 엔진 하나랑 다면기를 두어도 전패할 수도 있다. 알파고가 나오고 컴퓨터는 바둑을 완전지배했다. 모든 프로가 전멸했고 알파고는 버전을 두 번 더 업그레이드 하더니 기존에 있던 모든 틀을 깨고 흔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 후 모든 바둑 프로는 바둑 AI와 같이 공부를 하고 있고 A..

상상의 날개 2021.12.29

영웅 (5)

그렇게 그와 그의 약혼자와 나는 파리의 근사한 식당으로 가서 몇 시간을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이 여자를 만나고 새롭게 태어난 듯 했다. 이전의 자기 자신을 잊은 듯한 느낌이었다. 말하자면, 진짜 사랑이라고나 할까? 남자에게는 정말 가끔씩 그런 여자가 나타나고는 한다. 만나고 있을 때만큼은 뭔가 남자로 하여금 깨끗해지는 느낌을 주는 여자가 있다. 아마도 그가 드디어 이런 여자를 만난 것이리라. 나는 그의 예전 모습도 좋아했지만, 지금 이런 모습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가 도덕적 허영에 사로잡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것이 얼마 안 가 깨질 마법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의 사랑을 응원하였다. 그는 밤에 여자를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준 뒤 내 방에 와인을 들고 와 한 잔 ..

상상의 날개 2021.04.08

영웅 (4)

신문사를 나오면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이 바뀌어있었다. 나는 글을 쓰는 작가답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며,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곳을 여행다니고 싶었다. 이리저리 여행다니고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것은 나의 성향과 잘 맞았다. 나는 그 다음 날 짐을 채겨 파리로 떠났다. 파리는 한가한 도시였다. 그 한없이 가벼운 공기가 나의 마음에 들어와 함께 호흡했다. 예전에 내가 살았던 도시는 너무 복잡한 도시였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무엇보다 일이 많았다. 나는 그 복잡성에 밀려서 수많은 시간들을 정신 없이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파리는 그러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애초에 일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전에 나는 주말에 누리는 잠깐의 여유에도 죄책감을 느끼곤 했다. 그만..

상상의 날개 2021.04.08

영웅 (3)

다시 몇 년이 지났다. 우리 둘 다 어느새 2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서로 가끔 연락을 하면서 지내는 정도일 뿐, 실제로 만나는 횟수는 현저히 적었다. 내 글들은 나름 명성을 얻었고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나는 여러 개의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발표하였다. 그 중에 몇 개의 글들이 찬사를 받으면서 나는 운이 좋게도 나름 명망 있는 작가로 대우받을 수 있었다. 이것은 내가 독서를 즐거워하면서 얻은 부수적인 이익이었다. 나는 시대적인 작가가 되고싶은 욕망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찬사가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감사함으로 나는 받아들였다.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대단히 사무적인 일을 반복하는 신문사에도 사표를 내게 되었다. 신문사 사장은 내 사표를 보자마자 말했다. “자네, 얼마를 원..

상상의 날개 2021.04.08

영웅 (2)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그가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을 새벽까지 미친 듯이 마시고 있었다. 갑자기 그의 앞에 생소한 여자가 나타났다. 물론, 나한테 생소한 여자였고 그와 그녀가 말하는 톤으로 유추해보건대, 분명히 둘은 꽤 깊은 사이였던 거 같다. 그녀와 여러번 같이 밤을 보냈음은 확실했던 것 같다. 그녀는 갑자기 약이 든 병을 보여주며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주변에 음악 소리가 워낙 컸던지라, 그녀가 뭐라고 말하는지까지는 듣지 못했지만, 그녀는 분명히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식으로 말했던 거 같다. 그는 피식 웃었다. 정말로 그는 피식 웃었다. 약병을 들고 손을 벌벌 떨고 있는 그녀 앞에서 그는 피식 웃었다. 이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그녀는 약병을 통째로 입에 넣었다...

상상의 날개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