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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poet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황지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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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밥 튀겨 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 갈 일이다 


눈 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나무 한 그루

이 지상에서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 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 그는 밟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 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내 장사 가는 벚꽃 길 어쩌다 한 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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