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나는 상관의 명령때문에 군견을 옆에 끼고(비유적 표현이다)
산을 오르고 있었다
산을 한참 오르고 있는 중에 두 명의 병사가 지나가는 걸 보았다
둘 다 군장을 차고있는 상태였는데 계속해서 산을 묵묵히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둘 다 나를 쌩까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둘을 불렀다
왜냐하면, 나는 장교로 복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그러나 그 둘은 아예 들은 척도 안 하고 나를 무시하고 지나쳐갔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그 둘을 향해 몸을 돌려서 그 둘을 따라잡으려했다
그런데 그 둘은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다가 딱 멈춰섰다
나는 따라잡았다 생각했고 다시 말했다
"야 니네 뭔데 장교 무시하냐?"
그런데 그 때 뭔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둘은 뭔가 복장이 일반 병사들의 군복과 살짝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둘은 잠깐 서 있다가 다시 내 말을 무시하고 산을 내려갔다
나는 빡쳤지만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뭔가 으슥한 기분도 들어서
다시 산을 올라 내 부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뭔가 잡아당기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미친듯이 달렸다
그리고 내 부대로 복귀하니 보초 선 병사들이 보였다
나는 혹시 얘네가 걔네는 아니었을까 해서 얘네들에게 물었다
"야 니네 혹시 내 말 쌩깠냐?"
그러자 그 둘이 내게 오히려 이렇게 물었다
"아 혹시 '두 명' 보셨습니까?"
나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그 순간 보초병 둘이 이렇게 말했다
"아 걔네 둘, 여기서 죽은 병사입니다. 간혹 가다 우리도 몇 번 보는데
아무리 불러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부대에서 죽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걔네도 억울하니 부대를 못 떠나는 겁니다."
내가 본 건 도대체 뭘까 정말 귀신이었을까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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