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poet

728x90

 

비는 지렁이의 부잣집 아빠이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껍질로 되돌아간다.

각자 껍질로 돌아가서 무언가 하는 것일 게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비가 오면 지렁이들은 밖으로 나온다.

지렁이들은 흙 밖으로, 물 속으로 기꺼이 자신의 더럽고 깨끗한 몸을 씻긴다.

아이 개운하다-

지렁이들은 만물의 주인이 된다.

사람들은 조용히 각자의 껍질에서 울고 있다.

나는 그 눈물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늘이 주는 비인가?

그러나 비가 오면 지렁이들은 기쁨으로 소리지른다.

저 많은 나무들, 저 깊은 흙, 저 드넓은 하늘

비가 오면 모두 지렁이 것이 된다.

비가 펑펑 내리는 날에는,

비는 지렁이를 위하여 이 모든 것들의 전세를 내준다.

그러니 비는 지렁이의 부잣집 아빠이다.

728x90

'시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골이  (1) 2021.06.11
빈 강의실  (0) 2021.04.10
  (0) 2021.03.28
꽃 한 송이 다시 지네요  (0) 2021.03.23
색깔  (0) 202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