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진리에 대한 인식은 보편성을 전제로 한다. 나에게도 진리인 것은 저 사람에게도 진리이다. 비록 저 사람이 울고불고 진리가 아니라고 떼를 쓴다고 해도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류는 인지혁명과 과학혁명 이후 수학과 과학이 보편적인 진리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나에게 만유인력이 사실이라면, 저 사람에게도 사실이다. 만유인력 자체가 나랑 너랑 상관없는 보편적인 진리이다. 사람들은 이런 발견을 해왔고 과학을 신뢰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은 이후로도 끊임없는 발전을 해왔고 슈뢰딩거의 고양이나 원자의 속성 같은 모순에 도달하는 과학적 증명에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이렇게 바뀌게 되었다. (현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을 진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것은 과학 내부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끈이론, 양자역학, 다중우주가 진리라는 걸 당신은 어떻게 아는가?)
과학의 밖에서도 새로운 질문은 시작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진리가 꼭 보편적이어야 하느냐에 대해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가 붕괴된 이후 진리의 형태는 다원화,다차원화 되기 시작하였다. a에도 진리가 있으나 b에도 진리가 있고 %의 형태로 진리가 분포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배우게 되었다. 예를 들어, a이론, b이론, c이론이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한다고 해도, a이론 내에는 50%, b이론 내에는 30%, c이론 내에는 20% 진리가 이런 식으로 분포되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사람들이 눈을 뜬 것이다.
과학이 굉장히 발전하고 문명화되었으나, 지혜로운 자들은 진리가 다양한 형태를 가졌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들은 과학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았고, 과학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도 과학=진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만 본다. 우물 밖에 있는 사람은 우물 안과 밖을 모두 볼 수 있다. 더 넓고 구체적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우물 안에 있는 물도 마실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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