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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공감할지는 모르겠지만, 비트코인 자체는 굉장히 획기적이다. 특별히 공인된 기관 없이 설계된 시스템과 구조만으로 십수년 째 나름 안전한 거래망을 형성하여 사람들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트코인에는 중앙화된 컨트롤 센터가 없다. 한 번 상상해주셨으면 좋겠다. 중앙화된 컨트롤 센터가 없음에도 비트코인은 십 수년 째 안전한 거래를 지속해오고 있다. 솔직히 놀랍지 않은가? 이는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뛰어넘은 것이다.)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로 우리에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는 완성된 형태라기보다는 프로토타입에 가까운 형태였다. 기능에 대한 고민도, 확장성에 대한 고민도 없이 개념과 구현에 집중된 형태였다. 비트코인은 특별한 사용처, 기능, 확장성 등을 고민해서 나온 형태가 아니다. 독점을 피하고 아무런 신뢰성도 전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p2p 거래가 가능함을 증명하는데 집중한 암호화폐이다.(애초에 비트코인의 시작이 하나의 논문이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화폐 송금 기능 외에는 별다른 기능이 없는 매우 앙상한 모습이 되었다.
ING의 테우니스 브로센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2017년에 비슷한 지적을 했다. 그도 비트코인이 화폐 송금 기능 외에는 별다른 능력이 없다고 말하면서,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향후에 어떻게 ‘쓰이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러면서, 그는 대중들이 비트코인을 쓰지 않으면 가치가 0으로 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별다른 사용성이 없기때문에 결국에는 일부 사람들만 보유하던 옛날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인 마이크 헌도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The fundamentals are broken and whatever happens to the price in the short term, the long term trend should probably be downwards. I will no longer be taking part in Bitcoin development and have sold all my coins”
기반이 무너졌다. 단기간 변화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분명히 내려갈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비트코인 개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고 내 비트코인을 이미 모두 팔아버렸다
그가 이 얘기를 2016년 1월 14일에 한 것으로 보면, 비트코인을 다 팔아버린 건 자본수익의 관점에서 굉장한 실수인 것 같긴 하지만, 핵심 개발자였던 그의 말에는 분명히 일리가 있다.
비트코인은 인류 최초로 중개기관 없이 어떠한 신뢰성도 전제되지 않은 최초의 p2p거래를 십수년간이나 증명해온 암호화폐이다. 그러나 완성형이라기보다는 실험적인 형태이며 사용처가 불분명하고 확장성이 너무 떨어진다. 게다가 맨 처음에 지적했듯이 고작 채굴을 위해서 너무나 많은 양의 전기를 소모하고 있다.
비트코인 옹호자들이 왜 비트코인을 옹호하는지 그 이유는 잘 알지만, 이런 정당한 비판에 어느정도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비트코인은 분명히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었다. 기존에 공인기관을 당연시 하던 우리의 전제를 뒤집어엎고 공인기관 없이 P2P 거래만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함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별다른 사용성도 없고 특정 자산과 연결된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맨 처음에도 얘기했듯이, 특정 암호화폐를 볼 때는 그 암호화폐가 가진 블록체인을 보아야하며, 그 블록체인을 볼 때는 그 블록체인과 연결되어있는 기반을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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