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하나로 연결된다 -사마천
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흔히 하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장자에 대해서 정말 엄청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 편견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기억으로 이어지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내 친구가 장자의 호접지몽을 읽고서 전교 임원들 앞에서 자신의 독서감상문을 발표했었다 그 발표문을 듣고서 솔직히 맨 처음 든 생각은 장자는 또라이구나 그리고 그 다음에 든 생각은 아니 이런 학문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고 분명히 내 지적은 일정부분에서 타당하였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먹고 이제 21(만으로 21년이다)년쯤 살아보면서 여러 책들을 읽어보니 장자의 탁월함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그 또라이 같았던 호접지몽은 兩行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a이면서 동시에 a가 아니다 즉 하나의 편견이나 판단에 갇히지 않는다 이것은 형식논리학을 완전히 뛰어넘으며 형식논리학의 기반 중 하나인 배중률을 완전히 뒤집은 생각이다 내가 철처히 논리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했다면 장자는 또 하나의 또라이로 더 깊은 또라이로 낙인 찍혔을 것이나 나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장자의 깨달음에서 그 이상의 깊이를 보았다 형식논리학의 틀에 갇히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호쾌한 사상을 보게 된 것이다
장자의 사유는 단순히 자유 혹은 혁파로 읽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장자의 사유가 니체와 많이 연결된다는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 니체는 플라톤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어했다 플라톤이 만든 수 천년을 지배해온 사유의 틀을 부수고 싶어했다 마찬가지로 장자는 공자의 사유의 틀을 부숙수고 싶어했다 공자를 뛰어넘는 사상가가 아니라 아예 차원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자 했던 것이다
장자의 사유는 한 마디 요약하자면 "길은 우리가 걸음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말로 요약될 수 있으며 그 길은 형이상학이나 인간의 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장자의 사유의 위대함이다 개념이나 윤리에 갇혀 정작 사람을 올바로 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정의justice를 위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 정의는 과연 정의로운가? 장자는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 길이 道라고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 길을 걷기 위해서 망각하며 자신을 비우는 虛의 상태로 도달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비운다고 해서 상대방을 향한 길이 결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적어도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완수되었다는 걸 가르친다는 것에서 장자의 사유의 오묘함과 실리성이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장자의 사유는 정조, 정약용의 실학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분명히 놀라운 패러다임과 순수성 그리고 (적어도 내가 여태까지 만난 철학들 중) 가장 깊은 현실성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분명히 탁월한 사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의 사유는 그 내적인 측면에서 가장 깊은 현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장자의 사유가 말하는 것이 현실에 있는 남을 대하는 것이니까]
'노자 도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위교육법 (0) | 2018.08.26 |
---|---|
만약 노자의 무위를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와 연결할 수 있다면? (0) | 2018.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