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학에 타고났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나는 중학생 때 놀면서 보내서(놀았다는게 막 놀았다는게 아니다 ㅠㅜ 그냥 흘려보냈다는 뜻이다) 중학교 3학년 때에서야 수학을 제대로 시작했고 그 때 수학에 맛들려서 힘든 상황에서도 수학을 사랑할만큼 수학에 심취했었다( 여기서 하나 고백해도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고등학교 때에는 문과였다가 재수 때 이과로 바꾼 케이스이다 정말 특이한 케이스라는 걸 나도 알지만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나는 수학을 좋아해서 이과를 정말 가고 싶었다 가지 못했던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라 말을 그만 하도록 하고 ) 나는 수학을 곧잘 했지만 내 친구 중에서 국어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걔랑 나랑 성적이 정말 앞치락뒷치락 했기 때문에 우리는 약간 경쟁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는데 걔는 국어를 잘하고 내가 수학을 잘 했으니 서로 도와주면서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보내는데 그 애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모의고사에서 (한 과목 빼고) 전부 1등급을 맞아버리는 게 아닌가 그 때 한창 나는 힘든 광야를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땅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애가 그렇게 치고나가버리니 약간 배신감을 느꼈다 그 애는 고 3 때 문과에서 이과로 바꿔서 대학입시를 치뤘고 나는 재수생 때 (이과로) 바꾸었으니 걔랑 나랑 정말 특이한 케이스이다 아무튼 걔랑은 고3이 지나고 나서 한동안 연락을 안 하다가 내가 지금 나이가 되서야 연락을 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23살이다) 나는 그 동안 '그 아이가 훨씬 진보했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고 2 모의고사 때 보여준 성장은 눈부셨기 때문이다 (그 성적이 눈부셨다기 보다는 그 아이의 성장이 정말 빨랐다) 그래서 (고3 이후로) 한 4년은 지났으니 그 아이가 지금은 더 뛰어나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그냥 생각하고 있다가 그 아이에게 연락을 해서 몇 개월 전부터 다시 친구로 지내고 있다 (원래 친구이긴한데 최근에서야 다시 가까워졌다 연락도 하고)
그런데 이게 진짜 충격이었는데 그 아이가 다시 문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그 아이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충격이었다 고 3 때 이과로 간 그 아이는 수능을 패망하고 재수를 했다 재수를 해서 건국대학교 융합학부에 붙었지만 스스로 패배라고 생각했던 그 아이는 삼반수를 해서 지금은 더 좋은 대학교에 경영학부로 다니고 있다 (그 아이의 학교를 말할 수 있지만 혹시 그 아이가 싫어할까봐 말하지 않겠다 개인정보이기도 하고) 뭐 입시결과는 입시결과니 그렇다고치고 이건 놀랍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놀랐던 건 그 아이가 삼반수를 '문과'로 치루었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 아이는 '이과'로 변모한 나를 보고 오히려 놀라서 자빠졌다 이과인데다가 나는 최근에 대학원에 합격했는데 그 아이는 내가 풀고 있던 아주 기초적인 교재를 보면서 와 공대 대학교에서는 이런 걸 푸냐고 오히려 나를 굉장히 치켜세워주었다 나는 정말 얼떨떨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최근에 자신이 수학에 담을 쌓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국어를 좋아했던 아이이긴 하지만 이과를 먼저 택했던 그 아이의 실력이 당연히 더 올랐겠거니 나는 지레짐작했는데 그 기대와는 전혀 맞지 않는 현실을 보고... 정말 나는 얼떨떨했다 (이 말 밖에는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러면서 나는 느꼈다 그 아이가 객관적인 면에서 나보다 수학을 잘했던 시기는 제법 길었다 분명 고등학교때 그아이는 나보다 수학을 잘했다 재수생 때도 나보다 더 잘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살 21살 22살 23살을 거치면서 나는 수학을 지속적으로 했고 그 아이는 조금씩 수학을 놔버렸다 그리고 그 아이와 나의 수학실력차는 정말 건널 수 없는 강이 몇 개나 생겨버렸다 수학이든 무엇이든 결국 다 마찬가지겠지만 기본은 호기심이다 수능이라는 하나의 시험으로 결정나는 것이나 증명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진정한 학문을 하는 힘은 호기심에서 나온다
그 아이와 나의 단 하나의 차이는 호기심이었다 나는 수학을 수학으로써 사랑했으며 그 아이는 수학을 점수로써 사랑했다 공부는 점수로써 증명되고 끝나는 연기이지만 학문,연구는 호기심으로 시작되며 작품으로써 마무리된다 당신의 호기심이 당신의 진정한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진정한 실력만이 쓸모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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