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관한 대화 17

리쉬안하오, 그는 누구인가

(내가 오늘 아침에 재미삼아 둔 체스 -내가 백이다 상대방은 나의 말도 안 되는 새로운 수 들에 놀라 허우적대다 체크메이트 당했다) ​ 몇 개월 전 한 프로 바둑 선수가 AI 일치율이 높아 치팅 의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외 다른 의심스러운 상황들도 있었지만, 고작 일치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치팅 의혹을 받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체스를 취미로 하는 저의 경우, 일주일에 단 30분정도만 체스를 즐기지만, AI와의 일치율이 80%를 초과합니다. ​ 바둑과 체스는 경우의 수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만, 그 차이는 시간 투자량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제가 체스에 투자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30분인 반면, 프로 바둑 선수들은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을 바둑에 집중합니다. ​ AI 일치율은 프로 선..

숲!

나는 숲소년이다. 나의 10대는 숲과의 생활이었다. 나는 숲 속에서 숨을 쉬었고, 숲 속에서 놀았고, 숲 속에서 먹었고, 숲 속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숲 속에서 자랐고 숲 속에서 생각했다. 숲 안에 있을 때 모든 시간은 영원으로 되돌아가고 4계절은 영원히 돈다. 나무는 튼튼하다. 물은 흐른다. 태양은 활기차다. ​ 그냥 비유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딱히 비유인 건 아니다. 실제로 내 집 앞에는 서울숲이 있으니까. 심지어 내가 나온 중학교도 서울숲 안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면 어떤 중학교인지 아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나는 정말로 서울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은 매우 곤피하다. 귀찮다. 무엇보다 너무 시끄럽다. 하지만 나무와 꽃은 조용히 나를 덮는다. 나는 정말로 숲까지 와서 ..

안드로이드들을 위한 변론

(이러한 논의는 3~40년 전만 해도 사변적인 논의였지만, 현재 시점에 와서는 그나마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논의가 되었다.)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같은 굉장히 인간과 본질적으로 유사한 안드로이드를 전제로 하여 논의를 진행한 것이니, 이 논의 자체는 약한 A.I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 변호인 :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무차별적으로 학대되고 있는 안드로이드들을 변호하려고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영혼이 있다고 믿으시나요? 우리 인간들 개개인에게 정말 영혼이 있을까요? 우리 모두는 이에 대해서 시원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고 합의한 사항은 있습니다. 우리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구분해주는 간단한 기준이 있습니다. 이성, 인식체계, 형언할 수 없는 깊은 감정, 지각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