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 이 학생은 고 2로 진학하게 됩니다
이 학생은 이과로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너무나 이과로 진학하고 싶었죠
그러나 주변 선생님들은 자꾸만 이 학생을 말렸습니다
이 학생은 사실 수학성적이 높았습니다
과학은 항상 1등급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이과가 어울리는 학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학생을 말리려고 했던 선생님들도 이 학생의 성적을 보면 당연한듯이
납득을 했습니다
이 학생의 성적은
못해도 서울시립대는 가고 잘 하면 고대는 갈 수 있는 성적이었으니까요
어쩌면 공대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공대인 한양대 공대에도 갈 수 있는 성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 학생의 아버지가 결정을 내려버립니다
자신의 아들을 잘 안다는 말도 안 되는 착각때문에 말이죠
결국 이 학생은 말도 안 된 미친 아버지의 선택 때문에 문과로 진학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이 총명하고 세계적인 천재인 학생은 잘못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한 번 상상해보세요
아인슈타인이 문과에 진학하는 거랑 똑같다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마리 퀴리가 문과에 진학해서 정치학과 법학을 배우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되실까요?
물론 이 학생은 역시 천재였습니다
어떤 과목이든 가리지 않고 배우지만 성적 역시 매우 빼어났습니다
실례로 법과 정치는 단 하루 공부하고 90점을 맞게 됩니다
이 학생은 천재였습니다
이 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한국사였습니다
실제로 이 학생은 한국사 교과서를 13번 읽고 또 읽었고
시험도 항상 100점만점에 100점을 받았습니다
이 학생은 실로 천재였습니다
이 학생은 영어도 기본적으로 잘했습니다
고등학생이었지만 원어민과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중학교 때 언어를 배우러 갔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애초에 문과 이과 따위가 상관이 없는 천재였습니다
어떤 과목이든 이 학생은 천재적인 두뇌로 다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법이든 정치든 사회과학이든 수학이든 과학이든
이 학생은 아예 선천적인 천재였습니다
타고난 두뇌가 달랐죠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문과에는 공부하러 진학한 학생이 매우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고 문과는 정말 심각할 정도로 특히 남자반의 경우에는 심각할정도로
공부 수준이 낮습니다 공부 분위기는 개판이구요
이 학생이 처음 맞닥뜨려야만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너무 공부를 하고싶지만
반 분위기는 말 그대로 개판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그런 거에 휩쓸리는 사람은 아니었죠
하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과에 갔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이 학생의 머릿속을 휩쓸었습니다
빨리 여기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1000번씩 이 학생의 머릿속을 지배했습니다
이 학생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난을 겪게 됩니다
진짜 힘든 건 육체적인 고통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문입니다
이 학생은 매일 정신적인 고문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매일 하루 10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말이죠
매일 매일...
이 학생은 엄청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부모님께도 말하고 선생님께도 말했지만
단 한 명도 귀기울여 듣지 않았습니다
이 학생의 부모님은 애초에 이 학생의 처지를 이해하려고도 안 했습니다
이 학생이 그냥 고등학교에 눌러앉아 있기만을 바랐죠
이 학생은 그 때 알았습니다
부모는 아주 무능한 등신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인생은 결국 혼자사는 것이라는 걸 이 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 학생은 부모님께 거의 미친 놈 취급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매일 정신적인 고문을 당했죠
부모님이 빚더미에 앉아
집에 빚쟁이들이 쳐들어오는 것이 고난이 아니라는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감옥에 잡혀들어가는 것이 힘들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학생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은 그것보다 약 3000배 강한 고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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