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교양이 없어 교양이

영웅*^%&$ 2021. 3. 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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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있었던 레전드 하나만 풀어보고자 한다.

수업시간에 어떤 교수가 학생들에게 어떤 특정한 주제에 관하여 논의를 정리해보라고 하였다. 몇 명의 학생이 정리를 해 왔는데, 그 중 한 학생이 정리한 것이 매우 돋보일 정도로 훌륭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교수는 이 논의에 대해서 주관적인 견해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이에 관련해서 개인적인 상처와 아픔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정리를 하라고 한 건지는 의문이지만) 이 교수는 학생들이 정리해온 자료를 가지고 자기 입맛대로 자기 주관대로 수업시간에 길길이 날뛰기 시작하였다. 위에서 말했던 학생의 자료는 아주 훌륭했고 매우 논리적으로 타당했다. 그런데 이 교수는 이 학생이 쓴 글에 내용조차도 심지어 문장조차도 이해를 못 하고 곡해하기 시작하였다. 문장이나 내용을 이해 못 했으니 거기에 담긴 아름다운 논리조차도 당연히 이해를 하지 못 했다. 그렇게 길길이 날 뛰던 교수는 약 1시간 정도 자신의 말도 안 되는 주관과 형편 없는 감정들을 토로하였다.

이 현장에 나도 있었다. ㅋㅋ 본의 아니게 교수의 삐뚤어진 주관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수가 길길이 날뛰는 와중에도 솔직히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냥 진심으로 안타까웠던 점은 그 학생이 정리해온 자료가 너무 훌륭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담겨있는 문장 하나 논리적인 연결점과 사유 모두 훌륭했다. 아름답고 심지어 매우 타당한 문장들과 논리들이 교수의 주관과 말도 안 되는 권위에 치우쳐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갈릴레오가 교황청에서 겪었던 일이 본질적으로는 이와 같을 것이다. 아름다운 논리와 타당한 견해 그러나 그걸 찍어누르는 권위

나는 사람들마다 얼마든지 다른 의견과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 주제 혹은 문제에 대해서는 논리적이고 가치적으로 타당한 답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수학이나 과학에서의 몇몇 주제와 답이 그러하다.(수학이나 과학에서 모든 것들이 일치한다고 말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ㅎㅎ '몇몇'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한 문제와 답은 누가 풀어도 정답은 같다. 누가 보아도 정해진 답이 있고 오답이 있는 것이다. 모든 주제와 모든 문제가 다 이러면 살기는 편할 거 같다. 그러나 물론 세상에 있는 모든 주제와 문제가 다 이런 식이지는 않다. 수학이나 과학에서의 몇몇 주제와 답을 벗어나면 세상에는 무논리와 감성적인 대답으로 가득차 있다. 그 모든 게 오류라는 뜻은 절대로 아니지만, 많은 오류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얼마든지 다른 관점이 존재할 수 있고 논리적이기만 해도 감사할 지경이다 ㅎㅎ

아무튼 나름 명망 있는 교수임에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주제에 대해서 판단할 수 없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다른 나라도 어느 정도 비슷하겠지만)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권위를 앞세운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군대에서, 대학에서, 대ㅣ기업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알게 모르게 계속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ㅎㅎ 안타까운 세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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