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교수는 다 계획이 있지

영웅*^%&$ 2021. 4. 5. 23:57
728x90

(지금 약간 피곤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저 교수가 미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 다들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이런 경험을 몇 개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그리 많지는 않다.) 사람마다 당연히 생각차이도 있고, 가치관도 다르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미리 말하지만, 이 경우가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끌어다가 이 얘기에 맞춰 해석하면서 '거 봐 이거 틀렸지!' 이렇게 생각하라고 이 말을 하는 게 아니다 ㅋㅋ) 나름 괜찮은 대학에 명망 있는 교수라면, 그 교수한테 배울 만한 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 교수님에 따라서 배울 만한 점이 무엇인지가 다르겠지만.. 어쨋든 내 경험으로는 그러하다.

가끔 가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있다.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어서 어떤 답을 얻었다. 근데 해답을 보니 '내 답이랑 다르네? 뭐지?' 일단 풀이는 보지 않고 내 풀이랑 답을 다시 점검해본다. 그리고 (나의) 논리적인 추론과정이랑 가치적으로 옳은지, 계산실수는 없는지 등도 따져본다. '뭐야 아무리 봐도 맞는데? 이거 이 책이 잘못된 거구나? 이거 누가 썼어. OOO 교수가 썼네? 뭐야 이거. 뭐 이런 거 마저도 문제를 잘못 내고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대충 넘긴다. 대충 넘기고 나서 3일 뒤에 하나하나씩 다시 계산해보면, 그 교수님이 쓴 답이 정확한 답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나한테 정말 가끔씩 있는 일이다. 내가 괜한 자존심이 세서 그런지, 나는 다른 사람이 맞다고해도 거기에 무조건 이유도 따지지 않고 끄덕거리는 성격이 아니다. 왜 그런지 따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할까? 어쨋든 그렇게 답을 찾고 풀다보면 (확률은 낮은 편이지만) 교수가 틀린 경우도 가끔씩 찾고는 한다.(작은 오자나 문장이 어색한 거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니다 ㅋㅋ) 교수도 사람이니까 당연히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모든 거에 대해서 완벽한 답을 내지는 못한다. 어쨋든 내가 평소에 수학문제를 풀다가 내 답이랑 해답이랑 다른 경우에 십중팔구는 내 답이 틀린 경우였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로는 그렇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수학문제는 대학생 수준 이상의 문제를 말한다.)

정말 저 교수가 이상해보이는 경우가 있고, 저 교수님이랑 같이 작업해야되니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간혹가다 있지만, 여러 교수님들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점은... '아 그래도 이분께는 이런 점이 배울 만한 점이구나'라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교수님들은 붕괴된 공교육에서 무기력에 빠져있는 공교육 교사들하고는 정말 많이 다른 거 같다.(물론, 공교육의 모든 선생님들이 다 무기력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공교육이 무너진 대한민국 현실 속에서 무기력증에 빠진 교사가 꽤 많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뭐든지 case by case이다.)

예전에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교수님이 있었다. 성격도 까칠한 거 같고 가끔은 권위적인 느낌도 주는데.. 정말 저 분께 배울만한 점이 있을까? 하는 그런 교수님이셨다. 그런데 정말 자세히 보니, 그 교수님께도 배울만한 점들이 많았다. (물론 교수님들도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그 교수님은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만큼은 정말 방대하게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자세히 파고 들어갈수록, 점점 더 깊이 알아갈수록 그 분의 지식이 얼마나 놀라운지 그리고 광대한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바로 이런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다. 세 사람이 지나갈 때 그 중에 한 명은 자신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있고(이게 정확한 인용인지 모르겠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어도 반면교사로 삼을 수도 있다는 말도 있다. 당신이 주변에 교수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때로는 '저 교수가 미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최대한 좋은 점을 보고 많은 것들을 배워서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으셨으면 좋겠다.

(이 말과는 별개로 정말 비판할 수 있는 점들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게 맞다. 그리고 내 생각엔 지적인 도전은 교수랑 학생 사이에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728x90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  (0) 2021.04.12
섹스가 전부가 아니에요  (0) 2021.04.10
교양이 없어 교양이  (0) 2021.03.23
재밌네요  (0) 2020.11.19
고구려 7권 (김진명 작가님)  (0) 201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