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파스칼에게
나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다네.
실력이 비슷한 A, B 두 사람이 32피스톨(당시 스페인 금화)씩 걸고 카드 게임을 했다네. 한 번 이기면 1점을 얻는 것으로 하고, 먼저 3점을 얻는 사람이 64피스톨 모두를 가지기로 했네. 이 내기에서 A가 먼저 2점을, B가 1점을 땄는데 그만 한 사람이 몸이 아파 시합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네. 이럴 경우 게임을 무효로 하자니 먼저 2점을 딴 A가 억울해 하고, A가 먼저 2점을 얻었으므로 A가 이긴 걸로 하자니 B가 앞일은 모르는 것인데 어떻게 A가 꼭 이긴다고 할 수 있냐며 항의를 한다네. 도무지 어떻게 판정을 내려야 할지 혼란스럽게 되었다네. 도대체 64피스톨을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공정한가? 파스칼 자네라면 이 문제를 충분히 풀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네. 당신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네. (친구 드 메레)
(파스칼이 여기에 대해서 귀여운 수학적인 계산을 해서 보내줬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솔로몬의 판결 : 드 메레 참으로 오랜만이구만. 내가 생각해보건대, 가장 공정한 일은 아픈 친구가 낫기를 기다렸다가 한 판이든 두 판이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네. (A와 B가 가지고 있던 결과 값은 그대로 두고 말이지. 다시 말해서, A는 이미 2점을 땄으니 2점에서 시작하고, B는 1점을 땄으니 1점에서 시작하면 된다네) 이미 결과가 나온 것이고 그 과정 역시 룰에 따랐으니 공정하지 않겠는가? 만약에 아픈 친구가 영영 아파서 나올 수 없다면, 건강한 친구가 돈이나 보내서 위로해주게. 한쪽이 아픈데 굳이 도박판으로 끌어들어야 하겠는가? 그를 위로해주는 게 (돈을 보낼 맘이 없다면 편지나 한 장 써주든지) 감성적으로 알맞지 않겠는가?
'수학(Curiosi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르트랑의 상자 패러독스 설명 (0) | 2022.11.14 |
---|---|
흠냐 (0) | 2021.07.29 |
흥미로운 질문 (0) | 2021.04.08 |
확률은 상대적이라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 (카이스트 보고있나?) (0) | 2021.02.11 |
수학의 얼굴 (0) | 2019.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