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중학교 때 친구의 강력 추천을 받고나서 본 영화입니다. 지금도 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들을 정말 애정하는데요..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마음의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봐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건지 감이 잡히질 않았습니다. 중간 부분에는 아예 흐름을 놓쳐버렸구요. 그러다가 런타임기준 약 1시간 40분 되는 결말 부분에서야 '아 대충 이런 상황이구나' 정도만 감을 잡고 이 영화를 흘려보냈습니다.
오늘 지난 한달 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퍼포먼스와 성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스스로) 특별 휴가를 받아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정말 대 만족 !!
일단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영상 하나만 추천드리자면
진짜 이게 베스트입니다. 저는 이 유튜브 영상을 한 번 대충 보고 메멘토를 다시 보니까 완벽히 이해가 되겠더라구요. 글로 설명하거나 해석해드릴 수 있지만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직접 보시는 게 1000배는 나은 거 같습니다
이 영화가 가지는 형식 : 이 영화는 정말 독특하게도, 컬러일 때는 리틀 엔디언 방식으로 스토리를 얘기하고 흑백일 때는 빅 엔디언 방식으로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런타임기준 1시간 40분을 기점으로 만나게 되면서 이 영화가 마지막까지 숨기고 있었던 비밀을 모두 보여줍니다. 정말 천재적인 연출 방식이자 놀라운 스토리텔링 형식이지만, 이 독특한 연출 덕분에 마음에 준비를 안 하고 일반 영화를 생각하고 보신 분은 정말 1도 이해를 못하고 영화 엔딩 크레딧을 보게 될 수 도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리틀 엔디언, 빅 엔디언은 컴퓨터 과학 용어입니다. 제가 cyber security를 전공하고 있다보니 이만큼 정확한 용어를 찾기가 힘드네요 ㅋㅋㅋ)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전개 방식을 택했는가? :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영화의 흐름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어도 영화의 방향성이 앞->뒤로 흘러가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관객의 인지 방식에 기반하여 영화를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우리의 일반 상식으로는 뒤->앞으로 시간여행하면서 인지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는 우리의 인지 방식과 전개 방식이 일치합니다. 이 영화는 그걸 의도적으로 뒤틀어 버렸고 정말 놀랍게도 마지막에 가서야 비밀을 드러내면서 다시 시간적으로 역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복잡하죠. 이건 제 추측이지만, 이런 전개 방식을 보여준 이유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있을 거 같네요. 주인공이 겪고 있는 상황 자체가 (사고 이후)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기 힘든 것이었으므로 의도적으로 뒤틀어 버려서 관객들 역시 시간 순으로 인지할 수 없게끔 주인공의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 들게끔 유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걸 리틀 엔디언 방식과 빅 엔디언 방식의 교차로 머리 속에서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보지 않으시면 바로 졸음이 오시면서 주인공처럼 단기기억 상실 느낌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관객 자체가 메멘토가 되는 것이죠.(물론, 이건 농담입니다 ㅋㅋㅋ) 이 영화는 보고 있는 관객 마저도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순서를 정리하면서 봐야 되는 쉽게 말해서 귀찮은(?)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너무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가 완전히 활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 스토리 자체는 시간 순으로 보면 너무하다 싶을만큼 단순합니다. 그 단순한 스토리를 미친 연출력을 통해 이 정도의 카타르시스로 이끌 수 있는 놀란 감독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정말 강추드립니다. 완전히 이해하면서 보시면 정말 놀라운 느낌을 받게 되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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