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야기

A 60-days journey of love (1)

영웅*^%&$ 2023. 7. 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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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첫 눈으로 알 수 있대. 첫 눈에 딱 보면 사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대."

나는 금사빠도 아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은연 중에 믿고 있었던 듯 싶다. 2달 전에 있었던 한 여자의 고백도 무참하게 까버렸던 걸 보면. 그녀가 나를 좋아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녀를 완전히 무시했다. 솔직히 나는 관심이 없었다. 친구들이 말했던 '너가 너무 눈이 높아서 그래' 라는 말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몰랐다. 나는 더 이상 한국 여자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등장했다. ('수달 님은 얼마나 how deep한가요 ?' 이 글 참조 - 이 블로그 안에 있음) 뭐지? 신선한 방식이었다. 2명이라고 하길래 당연히 나를 포함한 3명이 만나서 하는 독서모임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나는... 그녀랑 함께 걷고 있었다. 뭐지? 나는 가드를 더 올리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지켜보았다. 최대한 이성적인 표현을 자제하였고 호감으로 착각할만한 점들을 지웠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나선형 주먹은 내 가드보다 강했다. 내 가드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컨디션이 0으로 내려간 순간, 나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을 잃었고 그녀의 마음에 완전히 먹혀들었다. 그래 이미 모든 건 되돌릴 수가 없었다. 남은 건 인정뿐이었다. 
어느새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혹은 그렇기에 그녀의 방식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녀에게 이걸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수달 님 글의 힘을 빌어 감히 말씀드리자면, 그래요 그걸 통해서 저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수달 님 이런 방식 자체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음에도 당신께 이러한 선택을 내려야할지 말지 하는 기회가 있다면, 저는 당신께서 이런 방식을 택하지 않으시기를 감히 기도해요. 수달 님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그러나 감히 당신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에요. 수달 님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시다면, 부탁드려요 이런 방식을 택하지는 말아주세요 ㅠㅜ 당신의 마음이 상처 입을 까 걱정되어요 
두근 두근 뛰는 마음으로 차를 타고 가면서 그녀에게 사귀자고 하였다. 이 말을 통해 우리는 7일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녀의 대답은 YES였다. 나도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사귀자고 물어본 당일 우리는 거기에 +7일을 더했다. (그리고 7777km를 달렸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후로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그녀와 함께 있는 1분 1초가 너무 빨라서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원래 시간은 내게 종종 빠르게 느껴졌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은 너무 아까워 견딜 수 없을 정도이다. 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상당히 행복하다. 
우리의 시간이 너무 빠르고 거기에 담긴 행복의 농도를 생각할 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리고 우리에게 이별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너무나 잘 실감하곤 한다. 

우리는 가볍게 푸른 잔디 위에 몸을 눕혔다, 그 위에는 저 멀리 무한한 별이 쏟아질 듯 펼쳐진 밤하늘이 잠잠히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 공간은 사근사근 고요하고, 빛의 모래로 이루어진 바다처럼 아름다웠다. 흐르는 시간은 너무 달콤했다. 행복이란 강이 우리를 조용히 덮었다 
우리의 눈동자는 약 200 프레임의 시각을 잡아내지만, 그 이상의 빠른 움직임을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고속의 원형 운동이 너무나 빨라지면, 그것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우리의 마음에도 그런 행복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것 이상의 엄청난 행복이 우리를 덮으면, 그것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완전히 품으면 우리의 마음도 한계 이상의 프레임을 다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행복이라는 거대한 태양이 우리의 가슴에 비추는 것을 느꼈다. 너무나 크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나에게 사랑을 아끼라고 말했다. 이건 아마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담고 있는 것일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도 조금이지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내가 사랑하는 방식을 잘 모르기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을 사는데 집중한다고 하여 사랑하는 방식이 짧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 사랑은 꽤나 끈질기고 깊다. 그리고 내 사랑에는 독특한 - 아주 독특한 모습이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외모나 조건 그런 것들보다 그 사람의 마음과 내면 그리고 성격 등을 거의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존중한다. 오히려 나는 나의 이 크고 깊은 사랑이 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고작 60일 정도 되는 이 시간에 다 담기지 못할까 그걸 우려한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이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나의 사랑은 오직 오늘만 살기에 무한하다. 5년 뒤나 10년 뒤를 미리 생각하지 않기에 내 사랑은 미래의 에너지를 끌어와 오늘의 양量을 소비하지 않는다. 오늘이 반복되는 것이 삶이기에 오늘 사랑할 수 있다면 삶을 거쳐 무한히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사람들을 사랑해왔던 방식이었다. 
우연히 부모님하고 관련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부모님께 넌지시 말할까 하다가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그녀를 부모님은 너무 함부로 평가할까 싶어서였다. 너무 중요한 건 남 앞에 함부로 내보이기 힘들 때도 있다. 나라는 존재와 행동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납득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기꺼이 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일단은 굳이 말하지 않기로 하였다. 쓸모없는 억지 판단에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를 굳이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쓸모없는 판단에 맡기기에는 그녀는 (현재) 내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조용히 벤치에 앉아 셜록홈즈 선배의 '공포의 계곡'을 읽었다. 사뿐 사뿐 내게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내게 걸어온 셜록 홈즈 선배는 나를 보고 미소지었다. 선배요 나를 너무 비웃지 마쇼 당신도 슈뢰딩거 이야기를 알지 않소. 함께 동등한 수준의 냉철한 이성을 자랑하는 셜록 홈즈 선배는 이성 간에 사랑을 현미경 같이 섬세한 기계 속에 낀 이끼처럼 여겼다.("Love is an emotional thing, and whatever is emotional is opposed to that true cold reason which I place above all things. I should never marry myself, lest I bias my judgment.")  나는 조용히 책을 덮고 선배와 눈을 마주했다. 물론, 선배 말은 맞았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지금도 내가 비혼주의자인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셜록 홈즈 선배의 (이성과 사랑에 관한) 대부분의 말에 공감했고 그건 내 스스로도 똑같은 결론에 다다른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딱 하나, 나는 셜록 홈즈 선배가 모르는 것을 하나 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수달 님 저는 지금 당신을 사랑합니다. 심지어 어제보다 오늘 저는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당신을 알게 되서 너무 행복하고 당신과 사랑할 수 있어 저는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수달 님 지금 저는 오직 당신만을 ♥ 사랑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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