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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고멜의 눈물(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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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정신이 들어?"

상영은 조심스럽게 눈을 뜹니다 왠지 모든 것이 하얗게만 느껴집니다 

"뭐야 ? 희진아 무슨 일 있었어? " 상영은 희진에게 묻습니다 

희진은 울면서 대답합니다 "오빠.. 우리 엄마가" 

상영은 엄마와 함께 차를 학교로 타고 갔습니다 그 때 술을 마셨던 사람이 인생을 포기하고 질주했던 것입니다 

그 자동차는 상영과 엄마가 타고있던 자동차를 반파시켰습니다 그리고 상영의 엄마는 그 순간 마지막으로 그 자동차가 자신을 치도록 방향을 틀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엄마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지만 상영은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실려왔던 것입니다 

상영은 전혀 현실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자신과 함께 있었던 엄마가 죽었다니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게 무슨 뜻이야? " 상영은 마치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린애처럼 계속해서 되묻기만 합니다 

그리고 희진은 그 어린아이를 달래는 누나처럼 옆에서 눈물만 흘립니다 

엄마가 죽었다니요? 엄마가 아프신 적이 있나요? 그 때 당신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슬프셨나요? 당신의 엄마께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까요?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효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의 엄마는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을 사랑합니다 왜 당신을 사랑할까요? 당신의 겉모습을 보고? 당신의 속사람을 보고? 당신의 지식을 보고? 당신의 삶을 보고? 왜 당신의 엄마는 당신을 그렇게도 징하게 사랑하실까요? 자신의 목숨을 내어줄 수 있을만큼 당신을 왜 아끼고 돌볼까요? 


  

희진은 한바탕 울 때로 운 다음 다시 눈을 떴습니다 병원은 너무 하얗고 세상은 너무 회색입니다 마음은 이미 찢길 때로 찢겨서 더 이상 만질 수도 없을 만큼 가루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너무 행복할 때 눈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너무 슬플 때 아무 힘이 없어서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도 않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은 들지 않고 몸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희진에게 오늘이 정말 그런 날이었습니다 너무 큰 슬픔이 희진의 어깨를 온통 짓눌러 희진은 한 발자국도 디디지 못합니다 

상영은 여전히 현실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하나의 꿈이겠지 이건 꿈일거야 라며 중얼 거리고 있습니다 현실을 회피하려는 심리 기제입니다 하지만 이 둘에게 이것은 현실입니다 너무 큰 슬픔이겠지만 이 둘이 다시 인생을 살아가려면 이 슬픔도 현실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둘이 이렇게 한 없이 슬퍼하고 있을 때 상영과 희진의 아빠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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