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혁이는 집밖으로 나가서 자전거를 풉니다 자전거.. 음 이 자전거는 예전에 삼촌이 선물로 주었던 자전거입니다 조금 오래 타기는 했어도 아름답고 여전히 빛이 나는 자전거입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가끔은 말을 타는 기분이 듭니다 예전에 말을 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바라보았던 다른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을 거라고 주혁이는 혼자서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주혁이는 혼자서 생각해봅니다 방학이 되고 난 후에 주혁이는 어디로 갈지 약간 부평초처럼 떠돌고 있습니다 어제도 새벽 1시까지 게임아닌 게임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예전에는 방학 때도 불처럼 활활 타올랐는데 아니면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느꼈는데 요새는 게임을 하면서 보낸다니요? 사실은 주혁이는 게임과 잘 맞지 않습니다 주혁이는 게임보다는 실제로 몸을 사용하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주혁이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주혁이는 수영을 좋아합니다 주혁이는 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런 주혁이가 게임이라니요? 사실은 주혁이도 잘 모르겠습니다 남자는 에너지를 표출할만한 곳이 필요합니다 특히 주혁이 같은 나이 또래 남자들은 정말 불타서 미친듯이 해야할 일이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꿈틀이처럼 지내는 것은 정말 주혁이하고는 맞지 않습니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고 무엇이라도 이루고 싶습니다 하다 못해 전쟁이라도 나가서 적의 목을 베고 싶은 마음입니다 주혁이는 자전거를 앞에 두고 그렇게 혼자 만의 생각에 빠져있다가 다시 나옵니다 '아 내가 뭐 하고 있지' 주혁이는 그렇게 섬짓 생각하더니 자전거 자물쇠를 풀고 자전거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주혁이는 다시 생각합니다 '오늘 어디로 가지?' 내가 처리해야할 일이 뭐가 있지? 그 중에 오늘은 뭐에 집중해야 하는 걸까? 주혁이는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답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주혁이는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면서 계획은 짜지 않죠 계획은 정말 주혁이와 맞지 않습니다 어차피 내년에는 군대에 갑니다 으잉?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만일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겠다면 주혁이는 이해해주겠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어느 여자친구가 군대에 가있는 남자친구를 기다릴까요? 여자친구를 좋아하지만 헤어진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주혁이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차라리 나 처럼 무책임한 남자 만나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서 여자친구가 행복하다면 그것도 잘 된 일이라고 덤덤하게 생각해봅니다 너무 해탈한 걸까요? 하지만 주혁이는 여자친구에게만 관심을 두기에는 너무나 신경쓸 일이 많습니다 사실 여자친구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거든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솔직히 살아가는데 조금의 지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있을 때 더 피곤한 경우가 많아요 이런 생각들이 주혁이의 머리속을 스치지만 주혁이의 합리적인 판단인지 아니면 고무신을 거꾸로 신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마음 속으로 내리는 합리화인지는 전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하긴 뭐 또 구분이 안 가면 어떻습니까? 합리적이든 아니면 감성적이든 그것이 나의 판단이고 나의 진심이 아닐까요? 그래서 주혁이는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하고 주혁이는 자전거를 끌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립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To P.... (0) | 2018.08.16 |
---|---|
하루(4) (0) | 2018.08.12 |
고멜의 눈물 (11) (0) | 2018.07.26 |
고멜의 눈물(10) (0) | 2018.07.04 |
솔로를 즐기는 방법 (0) | 2018.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