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혁이는 자전거를 타며 빠르게 집 옆에 있는 시민의 숲에 갑니다 그 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니까요 그 곳에서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주혁이는 그 숲이 좋습니다 숲 속에는 다람쥐가 있습니다 노루가 있습니다 그 곳은 주혁이의 아지트입니다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주혁이는 숲을 가로질러서 숲과 한강의 경계선을 전속력으로 달려갑니다 그 곳에는 자전거만이 달릴 수 있는 자전거전용도로가 있습니다 주혁이는 바로 이 곳을 좋아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가장 빠르게 달려도 치일 사람도 없고 자신을 칠 자동차도 없으니까요 힘들 때도 있지만 주혁이는 바로 이 길을 가장 좋아합니다 여러 자전거들이 자신을 지나가고 자신도 여러 자전거를 지나쳐 빠르게 이동합니다 한강은 햇빛에 비추어 밝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지금은 아직 11시 30분밖에 안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죠 주혁이는 그저 달립니다 이렇게 달리다보면 기분이 너무나 좋으니까요 한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주혁이는 다시 되돌아가는 길로 방향을 잡습니다 계속해서 달리다보니 어느새 동작대교까지 와버렸군요 주혁이는 슬슬 집방향으로 되돌아가야합니다 오늘 계속해서 해야할 일이 아직 많거든요 주혁이는 다시 빠른 속도로 시민의 숲이 있는 방향으로 되돌아갑니다 다시 한 시간쯤 흐르고 주혁이는 시민의 숲을 자전거를 끌면서 천천히 되돌아봅니다 시민의 숲에는 아주 거대한 소나무들도 있고 뿌리부터 아주 아름답게 뻗은 나무들도 있습니다 나무는 푸르고 또 아름답습니다 또 고고합니다 수명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요? 어떻게 이렇게 사시사철 푸르고 아름다울 수 있는걸까요? 나무의 가지에 기대어 많은 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숲에는 역시 또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숲 가운데 있는 호수를 삥 둘러 많은 커플들이 앉아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주혁이는 호수를 한 번 돌고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십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주혁이는 다시 앞 날을 생각해봅니다 미래는 가까운 듯 항상 멉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취해서 이 나무 그늘 밑에서 무릎 꿇고 하늘에 기도했던 적도 있습니다 주혁이의 미래는 도대체 어떻게 펼쳐질까요? 과연 누가 말해줄 수 있을까요? 주혁이는 전혀 모릅니다 예상할 수 없죠 그래도 지금 자신의 눈 앞에 비추어진 풍경에 취해 주혁이는 어떠한 걱정이나 공상도 하늘에 날려버린채 나무 그늘 밑에 엎드려 자연을 한껏 만끽합니다 젊음과 자연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은 어디도 없으니까요 어떠한 재벌과 왕도 이런 시간을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숲에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 누워있는 주혁은 이 시간만큼은 그 무엇도 부럽지 않습니다 하늘에 펼쳐져 있는 구름마저도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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