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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그래 너 말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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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분명히 너 말이 맞아 너 엄청 잘나가더라 너 많이 성공했어 솔직히 외적으로는 너하고 비교가 안 되지 

물론 그렇다고 너가 엄청나게 성공한 건 아니야 티비에 나오거나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너가 성공한 건 아니니까 하지만 분명히 너 말이 맞아 너는 강연 요청도 많이 받고 연락도 엄청 나게 많이 오니까 너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너가 글을 쓰면 그 글을 다른 사람들이 다 읽잖아 그래 이해해 


하지만 나는 확신이 있어 너따위와는 절대 비교도 안 되는 나라는 존재를 믿어 지금 너는 나보다 잘나가는 것처럼 보여 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이야 나는 너랑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성공할 거야 


너는 거기서 하찮은 연애상담이나 마음껏 하렴 나는 우주를 창조하고 미래를 다시 설계할게         


나는 아직 무명이야 나는 아직 학생이야 나는 아직 20대초반이야 이제 내 길을 걸어가고 있고 아직 이룬 것 하나 없지 너 말이 맞아 심지어 내 주변에는 내 진심을 다할 사람들조차 내가 다 버렸어 내가 그냥 떠나버렸지 


그래서 나는 부족한 거 알아 내가 외로움에 휩싸일 때도 있다는 거 알아 

내가 너한테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제시할 수 없다는 거 알아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도 지금 내 곁에 

몇 명밖에 없다는 것 나도 알아 내 천재성을 너에게 증명할 수도 없겠지 

솔직히 지금 이 순간도 너의 글이 더 많이 읽히는 게 너무 기분이 나빠 너따위가 쓴 글을 하찮은 발톱의 때와 같은 사람들이 읽고 있단 말이지 그리고 내가 쓴 글은 그 발톱의 때와 같은 사람들에게 덜 읽히고 있단 말이지 


그래 솔직히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아 그래 너 말이 맞아 

근데 우리 둘 다 알고 있잖아? 너가 그렇게 평생 연애 얘기로 하찮은 강연으로 사람들 발 닦아줄 때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새로 쓸 사람은 너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나는 너가 앞으로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랑 아주 조금이나마 비교가 될 테니까? 

아니다 우리는 서로 비교가 불가한가? 


그래 분명히 너 말이 맞아 지금은 너가 더 잘 나가는 것 처럼 보이지 

10년 뒤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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