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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혼란 속에 있는 청춘의 모습을 잘 잡아냈다는 얘기가 있다. 약 100페이지 가량 읽었지만 그 뒤에 내용이 너무 뻔해서 덮었다. <위대한 개츠비>도 그랬고 <무기여 잘 있거라>도 그랬고 <인간실격>도 그랬고-이런 젊은 날의 혼란과 방황을 그린 영화나 이야기는 정말 셀 수 없이 많고 이미 충분히 읽고 접해왔었다.
이 책이 단순히 그런 얘기의 반복이라면 솔직히 이 책을 더 읽을만한 가치는 없다. 왜냐하면 기존의 이야기들에서 나아진 게 전혀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다 아는 걸 다른 내용으로 읽자고 몇 백 페이지짜리를 읽기에는 내 가용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리고 이런 혼란이나 방랑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면 읽었을테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이런 책들은 젊은이들에게 혼란을 증폭시키고 갈 길을 찾을 수 없게 허무주의로 이끈다. 물론,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 까지 이 길은 옳다고 주장하는 독단은 중용에서 벗어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의 이치로 이 세상 모든 게 허무하다고 소리치고 다니는 허무주의도 잘못된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좋은 독서의 기본은 깜부기와 같은 책을 거부하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우리나라 군대에 와서 한국 사람으로써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공용화기 훈련 같은 걸 했다면 아마 이런 소설 자체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가서 빅터 프랭클처럼 노동을 했다면 그도 구원받을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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