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이야기

셜록을 보면서 항상 아쉬웠던 점 두 가지

영웅*^%&$ 2020. 12.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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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셜록을 보면서 항상 아쉬웠던 점이 있다. 셜록 팬이라면 아마도 상당수 시즌 1, 2에 나오는 셜록의 뛰어난 추리력과 베네딕트의 뛰어난 연기때문에 셜록을 보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시즌 1, 2만 보면 거의 흠결을 찾기 힘들 정도로 (특히 시즌 1은 더더욱 그렇다.) 탄탄한 구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셜록 역시 설정붕괴를 맞이하게 되는데...ㅇㅅㅇ 

가장 아쉬운 점 두 가지만 꼽아보자.

 

1) 시즌 4 전체 

컬버트 스미스가 나오는 2화는 그나마 덜하다는 평들이 있지만, 그래도 시즌 4 자체는 워낙 설정붕괴가 난무하는데다가 1화에서는 메리도 죽고 사건도 워낙 평이한 수준이니..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다. 물론, 셜록 자체가 이미 시즌 3 때부터 얼렁뚱땅 넘어가는 식도 많아졌고 명품 추리도 워낙 없어서 이미 실망하는 팬들이 많긴 했지만 시즌 4를 그나마 기대했던 많은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엎어버리는 1화였다. 게다가 마지막 화에는 최종 보스 유로스가 나오지만, 뉴턴을 뛰어넘는다는 지능이라기에는 그냥 왠 미친 년이 약 하나 빨고 날 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 그대로 '미친' 이야기라서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죽여버렸다. 애초에 뉴턴이나 비트겐슈타인 혹은 칸트 같은 인류 역사에 별 같은 지성들도 유로스 정도로 약을 빨거나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도) 외로워 미칠 정도는 아니었는데 설정상 최고의 천재라는 미친 유로스는 외로워서 지 오빠 친구도 죽이고 외로워서 미쳐 날뛴다는 게 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말장난인지 모르겠다 ㅋㅋㅋ (아니 천재면 그 정도는 마인드 컨트롤 하거나 문제 해결로 처리할 수 있지 않나? 그게 천재의 의민데 ㅋㅋㅋ)그래서 결론적으로 시즌 4는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시즌이었다. 앞으로 영드 셜록은 더 이상 안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렇게까지 설정붕괴가 되었는데 계속 이끌어가면 망작만 나오지 더 좋은 작품이 나오긴 힘들다. 

 

2) 모리아티 설정 

아서 코난 도일이 모리아티한테 수학교수라는 설정을 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자문 범죄자가 본업이어서 범죄를 저지르며 사는 것과 본업은 수학 교수인데 알고 보니 뒤에서 거대한 범죄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자 수많은 범죄자들의 범죄를 대신 계획해주는 예술가인 것은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이 모리아티한테 수학교수라는 직함을 준 이유는 대략 추측해보건대, 모리아티가 사회에서 힘 있는 사람이라는 배경을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면에서 셜록이 너무 아쉽다는 것이다. 셜록에 나오는 모리아티는 그의 개성이나 성격을 잘 반영하고는 있지만, 설정 면에서 수학 교수라는 설정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서 (굳이 따지자면 미친 자문범죄자 정도? 그 이상으로 봐주긴 힘들다.) 맨 처음 나올 때부터 사회의 아웃사이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마치 모리아티 본인 자체가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 아예 전업범죄자가 되었다는 스토리로 봐도 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인상만 남기는 것이다. 

물론, 이 의견에는 충분히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모리아티의 날뛰는 성격이나 아웃사이더 같은 기질이 더 마음에 드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다만 그냥 이런 상상도 가능하다고 얘기해보고 싶다. 모리아티 본인이 똑똑하다는 건 셜록의 기본 설정이다. 그 설정을 바탕으로 상상을 해보자. 모리아티는 아주 어릴 때부터 본인이 똑똑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릴 때부터 수학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었고 그의 탁월한 머리로 수학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수학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중에 자신의 범죄본성을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자신에게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이중적인 삶을 살게 된다. 남들이 보는 양지에서는 수학에 몰두하는 수학자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음지에서는 자문 범죄자로 경력을 쌓게 된다. 그 후 수학과 범죄 모두에서 대단한 경력을 쌓아서 수학 분야에서는 수학 교수로 활동하게 되고 범죄 영역에서는 거대한 범죄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된다. 상상해보니 어떤가? 영드 셜록에 나오는 모리아티보다 1000만 배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바로 이게 모리아티의 매력이다. 단순히 날뛰는 미친 범죄자가 아니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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