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영웅*^%&$ 2021. 9. 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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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1을 끝까지 다 보았다. (시즌 2는 정주행중이다) 감상평은 한 마디로 '홀리 쉣'이다. 진짜 이 내용을 쓴 사람은 천재가 틀림없다. 내 생각에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거의 톨스토이랑 동급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 드라마는 사실 예전에도 몇 번 추천받긴 했었다. 추천받은 직후 예고편을 봤는데, 너무 더럽고 선정적인 것 같아서 바로 덮었다 (나는 너무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건 피하는 성향이다.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건 쉽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시각적으로 너무 화려하다고 그 작품이 망작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대충 6개월 정도 지나서 보기 시작했는데 보자마자 '홀리쉣'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좁은 감옥 안에 있는 수많은 캐릭터들, 개성들, 그로 인해 매일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 특히 1화에 닛키랑 수녀의 티키타카를 보자마자 '와 x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한글로도 말이 참 맛깔나지만 영어 원어로 들으면 진짜 그냥 천재라는 생각밖에 할 수가 없다. 이 작품 속에는 그런 식으로 주옥 같은 티키타카와 대사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그 대사들이 참 아름다운 건 우리 삶의 실체와 씁쓸한 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도 군대 가기 전 초 이상주의자였던 시절이 잠깐 있었는데, 아마 그 때 이런 대사를 들었으면 바로 꺼버렸을 것 같다. 근데 이리저리 현실을 배우면서 그 대사가 이해가 되고 많은 캐릭터들에 공감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아마 당연히 각자 다르겠지만) 나는 군대 때가 정말 많이 생각났다. 사람들이 좁은데 갇혀있는거나, 일과가 있는거나, 휴무 때 모습이나, 간수들과 수감자들 사이의 관계 등등등 굉장히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았다. 공감 되는 대사와 색깔 넘치는 이야기로 이렇게 아름답고 솔직한 작품을 만들어준 제작진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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