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야, 사실 이렇게 직접 쓰는 게 너한테 별로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나름 시간을 들여서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적는 것도 나름의 가치는 있을 거 같아서 ㅎㅎ but 이미 너도 거의 아는 내용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먼저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밑밥부터 깔자면, 나는 석사학위를 마친 이후에는 해외로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상상이나 생각이 아니라 현재 계획으로는 그래.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해외로 나가서 스타트업을 거기 있는 사람들하고 함께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혹시나 변수가 생기면 그거에 맞게 대처해야겠지) 그래서 나한테 언어는 살아있는 언어야만 했고 지금도 언어를 배울 때 항상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어.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쓸데없이 열중하는 토익하고 오픽 점수조차 나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대신 내가 학부 때 나름 공개적인 speaking 테스트를 영어원어민하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한국인 기준으로 상위 0.1~1%였어. 실질적으로 스피킹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언어를 계속 단련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적합한 방법론이 무엇일지 열심히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 자료도 읽어보고, 스스로 훈련도 해보고, 나름 생각도 해봤는데 지금까지는 다음의 2가지 방법을 mix해서 쓸 때 최대의 결과가 나오는 거 같더라. (적어도 인간이 알고있고 시중에 나와있는 방식을 종합해 봤을 때 (지금은) 다음의 2가지가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인 거 같아. 필요하다면 너한테 응용하거나 적용하면 언어면에서 많은 득을 볼 수 있을거야.)
1) 암묵기억 반복 (일명 듣따)
언어가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당연히 꼭 영어가 아니어도 되지. 불어여도 좋고, 일본어여도 좋고, 중국어여도 좋고, 이탈리아어여도 좋고 등등 방법은 같더라고) 암묵기억에 새겨져 있어야 하고, 이러한 암묵기억은 단순히 읽어서 기억하고 있는 외현기억하고 구분되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거야.
예전에 성인 전까지는 영어 9등급이었고 문외한이었던 사람이 통역사가 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의 비결도 이거 하나더라고. 그 사람도 (내가 알기론 그 사람은 지금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걸로 아는데) 계속 듣고 (입으로) 따라하고를 반복해서 암묵기억에 새겨질 때까지 반복하면 그 언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 ㅎㅎ 그리고 예전에 학부 때 친하게 지내던 현직 영어 강사들 몇 분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영어 그런 거 필요 없고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필요 없다는 거였어 ㅎㅎ) 차라리 계속 듣고 따라하고를 반복하면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
사실 내 경험도 정확히 그런 거 같아. 나의 경우에는 Cake라는 영어앱을 사용하는데, 이 영어앱으로 하루에 20분 정도로 목표를 두고 매일 꾸준히 해나가고 있어. 20분이라서 부담도 안 되고 (자투리시간에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drill 모드를 활용해서 재밌는 문장을 계속 들으면서 따라하는 것도 가능하니까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는 더할 나위가 없더라구. 너가 배우고 싶은 언어가 영어가 아니라해도 그거에 맞게 이 내용을 활용해보면 좋을 거 같아.
2) 다양한 독서 Extensive Reading
많은 글을 읽는 것Extensive Reading은 언어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유일한’ 방법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 교수)
예전에 토플이었나 텝스였나 아무튼 토익보다 훨씬 어려운 영어 시험을 만점 받은 여고생이 있었는데, (심지어 그 당시에 강남에서 수십억씩 벌어들이는 영어강사들 중에서도 그 시험을 만점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 지금은 모르겠다 ㅎㅎ) 그 여고생이 말했던 비법이 딱 하나였어. ‘영어독서’ ‘영어로 자기가 재미있어하는 내용 혹은 책을 읽는다’
특히 너도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이 비결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같이 mix해서 쓰면 효과 대박) 원하는 언어를 가지고 모국어뿐만 아니라 여러 언어로 다양하게 읽으면 지성의 폭도 넓어지고 자신의 언어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도 넓어질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거 같아.
나 같은 경우도 내 모국어, 영어, 한자, 컴퓨터언어 이 네 가지 위주로 많이 책을 읽는 편인 거 같아. 특히 컴퓨터 언어는 종류가 파이썬, java, c++, php 등등 세부 언어와 갈래가 정말 많거든. 알고리즘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 다루는 사람은 현대에 와서는 이런 여러 가지 언어를 능통하게 활용할 줄 알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를 잘 습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나도 이러한 비법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 같아 ㅎㅎ (아 그런데 ㅎㅎ 파이썬을 번역기에 넣어보니까 번역기는 이탈리아어랑 네덜란드어로 인식하더라 ㅋㅋㅋ)
너가 원하는 언어가 어떤 언어인지 몰라서 그 언어에 해당하는 공부서적을 사지 않고 그냥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론을 정리했어. 너의 입맛이나 상황에 맞게 구체적으로 적용해보면 분명히 (언어 습득면에서) 큰 수확이 있을거야.
아 그리고 아마 너도 알고 있을 거 같은데 ㅎㅎ 김영하 작가는 자신이 미국생활할 때 영어를 못해서 오히려 상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해. 영어로 하는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면서 (잘 알아듣지 못하니까) 오히려 자신의 상상을 통해서 스토리를 자기 마음대로 이해해보고,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장면이 보여주는 (자신의 이해와의) 간극을 계속 느끼다보니까 (자극이 되어서) 자신의 작품을 쓰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라고 하더라. 뭐 나는 소설가는 아니니까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상상하지는 않지만 ㅎㅎ 소설가한테는 이런 방식도 유효한 거 같아. 그러니 너한테도 충분히 유효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