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정도 꾸준히 명상을 해왔다.
내가 명상을 배웠던 시기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암흑기였다. 명상을 하고 마음을 단련한 덕분에 그 시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훨씬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위인들의 삶을 자세히 검토하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위인들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극복해서 삶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고난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명상 전문가가 아니므로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보편적인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논문을 찾아보거나 통계를 찾아본 적도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꾸준히 명상을 실천한 덕분에 내 삶에서 회복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블로그에 잘 찾아보면 내 군대 때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나는 군대에서도 꾸준히 명상을 했었다.
명상은 내게 회복탄력성뿐만 아니라 집중력이라는 선물도 주었다. 솔직히 나는 집중력이 그렇게 막 뛰어난 성격은 아니다. 원래 몰입을 잘하는 성격인 것은 맞는데, 워낙 폴리매스적인 성향을 타고난 덕분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암호학을 공부하다가도 칸트나 헤겔의 이론과 연결시키기도 하고 생물학 책을 공부하다가도 거기서 논리학과의 교차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쨋든 워낙 구분 없이 방대한 사유를 하는 나로써는 집중력이 떨어지기가 쉬운 편인데,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준 것이 바로 명상이었다.
예전에 내가 한 자료를 정말 우연히 읽은 적이 있었다. 명상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다가 오히려 작은 공황장애를 겪었다든지, 트라우마를 계속 기억하게 되었다든지, 집중력이 오히려 더 떨어졌다든지 하는 증상을 보인 사람들도 있었다. 명상이 좋다고 해서 사실 아무한테나 다 좋다는 건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오히려 인풋이 없는 상태에서 안 좋은 기억만 떠올리면서 역효과를 보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정말로 명백하게 명상을 하면서 회복탄력성과 집중력을 얻을 수 있었고 심지어 육체적인 건강까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육체적인 건강에 가장 중요한 base는 꾸준히 하는 운동도 있다.)
나는 워낙 간단하고 단순명료한 것을 좋아하는 성품인지라, 사랑명상? 감사명상? 뭐 암튼 이러 저러한 종류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내가 하는 명상은 정말 간단하다. 편안한 자리에 앉아서 자세를 잡고 목은 너무 뒤로 꺾이지 않도록 조절한다. 그리고 편안한 음악을 들으면서 대략 10분 정도 호흡에 내 모든 의식을 집중한다. 호흡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하는 그 호흡 자체에만 내 의식이 자연스럽게 흘러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에는 명상을 일종에 도가에서 말하는 좌망으로도 이해하기도 하는데, 뭐 꼭 좌망으로까지 이해할 건 없고 그냥 '호흡 그 자체에 집중한다' 정도로만 편하게 이해해도 정말 충분하다.
이런 명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정작 인생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명상을 평소에 꾸준히 해두고 나면 전쟁터같이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높은 집중력과 생산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런 식으로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명상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이러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잘못된 케이스는 겉모양만 따라한 것이다. 호흡에 편하게 집중하고 다른 생각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명상을 하다보면 다른 생각이 드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걸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면서 호흡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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