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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독교

무례한 개독교 -2 개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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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 이라는 책을 읽었다. 정말, 나는 진심으로 이 책을 비난하거나 폄하하고 싶지도 않고 이 책을 쓴 사람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뭐하면서 사는 사람인지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책 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이런 책은 안 쓰는 게 좋다 (물론, 이런 책이 안 나올 수는 없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책들이 나올 것은 자명하다) 

쓰지 말라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아 그런데, 참고로 이 책의 주제 자체는 좋았다) 

1) 이 책 전체에 본인 생각이 없다. 이 책을 다 읽는데 1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심지어 나는 이 책의 내용을 그 속도로 다 읽고도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해줄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정말로 본인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신앙적인 얘기를 하는데, 본인 생각이 왜 필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 식의 논리라면 이렇게 책을 써서 글로 표현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신앙적으로' 은혜 받은 내용이라면 충분히 혼자서 즐거워해도 된다. 혼자만 만족하는 자위를 해도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서로 변론해보자' 라는 식으로 이렇게 책을 썼다면, 최대한 논리적으로 그리고 본인의 생각을 충분히 담을 수 있게끔 객관적으로 책을 써야한다. 나도 책을 이미 세 권 넘게 써봐서 아는데, 다른 사람들의 자료를 끌어다 오는 식으로 책을 쓰는 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다. 그냥 자료들을 마구 덧대는 식으로는 한 달에 두권씩도 쓸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그냥 기존에 있던 자료들을 합친 것에 불과하다. 2) 문제 회피, 이 책에서는 굵직 굵직한 문제들을 선정해놓고, 정작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을 못해준다.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람들을 지옥에 보낼 수 있는가?'라고 묻고, 정작 거기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이 없다. 온통 딴 얘기 뿐이다. 바트 어만이나 스티븐 호킹 등을 인용하면서 그 논증이나 구체적인 담론은 다 빼두고 그에 관련 있는 메타 책들을 설명하거나 인용만 하고 있다. 솔직히 스티븐 호킹이 제시한 논증이나 바트 어만이 설명한 내용을 이 책의 작가가 이해를 못한 듯 하다... 3) 이런 책들이 나오면 나올수록 개독교는 샘 해리스나 리처드 도킨스의 밥이 될 뿐이다. 이런 무지성 성경 범벅 책이 다시는 안 나오길 주님께 기도드리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니 든 생각인데 라비 재커라이어스가 성범죄 마스터이긴 했어도 참 변증은 잘 하긴 했다. <이성의 끝에서 믿음을 찾다>라는 책은 정말 압권이 책이다. 그리고 <신의 언어>라고 프랜시스 콜린스가 쓴 책도 정말 최고의 책이다. 이런 책들이 정말 필요한 책들이다. 이런 책들은 생각보다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보게 되어 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논리를 푸는데 다짜고짜 성경부터 읊어대면 뇌절하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합리적인 내용인가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쓰면서 '성경이 이리 말했으니, 이게 맞으아~'라고 말하는 건 그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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