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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내가 이 이야기에 깊게 빠져든 이유는 아마도 내가 컴퓨터공학생이고
알파고와 이세돌의 이야기를 여러번 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두 주인공 (박사 b와 체스 챔피언)과 이야기를 설명하는 내레이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내레이터의 시점에서 쓰였으나 실제로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두 명이다
박사 b 와 체스 챔피언이다
왜 앞에서 컴퓨터 공학생임을 밝혔냐면 박사 b씨가 체스를 습득해가는 과정이 알파고와 놀랍도록 비슷했기 때문이다
나는 박사 b씨가 체스를 습득해가는 과정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챔피언들의 체스기보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다가 자신과 체스를 반복적으로 두면서 체스를 습득했다는 부분에서 거의 충격을 먹었다 어떻게 알파고보다 100년은 앞선 이 소설이 알파고의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을까? 이 내용을 보면서 알파고 프로그래머들이 만들기라도 한 것일까?
그리고 더 신기한 점은 박사 b 씨와 체스 챔피언간의 차이이다
체스 챔피언은 블라인드 체스를 두지 못한다 체스를 머릿속으로 그리지도 못한다 그렇게나 체스를 잘 두면서
그러면서 이 소설내내 이 '체스 기계'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더 신기한 것은 박사 b씨는 블라인드 체스만을 두었다 심지어 체스판을 만져본 것은 20여년 만의 일이고 그 전에는 변호사, 회계일을 했었고 고귀한 집안 가족이었으며 매너와 대화가 몸에 배어있다
다시 말해서 체스 챔피언은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박사 b씨는 아주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극도록 이야기의 서사구조를 기괴하게 만든다
체스밖에 두지 못하는 기계같은 인간과 체스에 집착하게 되어버린 인간같은 인간
이런 식으로 본다면 이 이야기는 학습 어떻게 보면 체스라는 굉장히 경우의 수가 많은 내용을 통해서 우리를 인간의 본성으로까지 끌고 들어가려는 통찰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체스는 딥블루가 나온 이후에도 계속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떻게 학습할까? 인간의 의식적인 성찰로는 1초에 2가지 경우만을 파악한다고 하는데 인간은 어떻게 딥블루도 이길 수 있었을까?? 그리고 체스를 넘어서서 통찰, 상상, 증명, 소설, 수학, 과학, 명제, 논리학, 언어, 기술, 경제 이런 모든 것들을 인간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걸 넘어서서 천재적인 직관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누구나 알다시피 체스는 굉장히 폐쇄적이다 말들은 정해져있고 변하지 않는다 판은 아주 좁다 심지어 우주의 원자보다 경우의 수가 많다는 바둑마저도 겨우 19곱하기 19 의 판에서 두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일까? 어떻게 인간은 생각하는 걸까? 어떻게 책을 읽고 이해하는 걸까? 박사 b나 체스 챔피언 둘 다 이에 대해서는 별 다른 말을 해주지 않는다 (해 줄 수가 없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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