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의를 정리해보자

존 로크와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728x90

존 로크는 자연법을 지지한 사상가였다. 그는 모든 인간은 신에 의해 지어진 평등한 존재라고 생각했기에, 우리들의 관계 역시 나의 보호가 깨지지 않는한 상대방의 보호를 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위의 관점에서 볼 때, 푸코가 제시한 파놉티콘은 대표적인 인권박탈의 사례이다. 물론, 범죄자에게 적절한 처벌은 필요하다. 그러나 범죄지라는 딱지가 붙었다고 해서 사람이 아닌 존재로 취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제시문을 잘 읽어보면, 푸코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한 사람의 자유가 파놉티콘 내에서 어떤 식으로 말살될 수 있는지 차근 차근 설명한다. 파놉티콘은 범죄자를 가둔 후, 충분한 빛에 비추고, 지속적인 감시를 한다. 여기서 더 중요한 점은 범죄자를 감시하는 센터 내부는 범죄자에 의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보고 있으면서도 보여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특성이 수감자를 더욱 옥죄게 되는데, 수감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대상을 볼 수 없으므로 자신은 언제나 상대방에게 보여지고 있다고 상상하거나 그렇게 느끼게 될 것이며 이러한 느낌은 더욱 그를 옥죄게 될 것이다. 결국에는 스스로 예속화되어 자유를 완전히 박탈당하는 지경에까지 나아가게 된다.

안티고네는 로크와 유사한 생각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실정법과 자연법이 충돌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자연법을 따르고자 하는 구성원은 갈등을 느끼게 되는데, 안티고네는 아주 단호하게 심 죽음을 앞에 두고서까지 자신의 오빠를 매장시켜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명백히 그의 권리를 인정해주는 자연법을 따르는 행동이고 존 로크의 사상과 정확히 맥락이 같다. 소포클레스가 쓴 해당 제시문에는 안티고네와 비교되는 인물이 한 명 나오는데, 안티고네의 여동생 이스메네이다. 이스메네는 안티고네와는 완전 다른 성품의 소유자로, 여자라는 이유와 사회에서의 정당성을 들어 왕인 크레온에게 순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이는 자연법과 대비된 실정법을 따르겠다는 의미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