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일기

매직 넘버 이론의 잘못된 적용

영웅*^%&$ 2019. 4. 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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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넘버 이론 : 인간의 단기기억이 7~9개 정도라는 데서 착안한 이론으로 인간이 배우는 것의 가장 기본이 되는 틀이 7~9개로 고정된다는 이론이다.  

매직 넘버 이론의 잘못된 적용 : '가장 잘 본 영화를 말해봐라. 그 영화 숫자가 대략 7~9개일 것이다. 역시 매직넘버 이론은 옳다.'       ' 선택을 잘 하려면 그 보기가 7~9개 안쪽이어야만 한다. ' 

   

(물론 이론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모든 것에 적용되서 모든 면에서 다 옳을 수는 없다. 현대의 학자들은 이론이 50% 정도만 설명한다고 해도 그 이론이 적당히 옳다고 인정한다. 만약 20%만 설명한다고 해도 나름의 진리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나도 이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더라도 매직 넘버 이론은 너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물론 인간의 인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일단 인간의 단기기억이 7~9개 라는 게 무슨 말일까? 인간이 순간적으로 다루는 것들이 7개~9개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그 7~9개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만약 당신이 문학책을 읽는다고 해보자. 그 문학책의 스토리를 굉장히 마음 깊이 동감하면서 하나 하나 읽어나갔다면 시간이 한참 지나도 그 스토리는 기억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렇다고 치면 그 문학책을 읽는 동안에 그가 배웠던 7~9개의 단기기억은 도대체 무엇인가? 7~9개라는 게 1초마다 7~9개를 계속 배운다는 것인가? 7개의 특이 점이 있고 그 특이점을 1초마다 계속 계속 배워나간 다는 것인가? 당신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해보자. 당신이 수업을 들을 때 당신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일단 칠판에 있는 공식들이 보인다. 그리고 선생님이 보이고 선생님이 들고 있는 펜이나 막대기 등이 보인다. 맨 앞에 있는 책상도 보인다. 다른 학생들도 보이고 장난 치는 친구들도 보인다. 다시 말해서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머리로 들어온다. 이런 것들을 세세하게 나열하자면 1초마다 받아들이는 양은 A4용지 한 장이 넘어갈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눈에 있는 세포로 들어오지만, 뇌는 순식간에 그 모든 것들을 취사선택해서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뇌로 보낸다. 그 들어온 정보 중에서 역시 필요한 것들만을 해마가 취사선택해서 장기기억으로 보낸다. 여기에서 7~9개는 도대체 어디에 적용되는 양일까?  


매직넘버의 잘못된 적용에 대해서 말해보자. 맨 위에 두번째에 그 잘못된 적용을 적어놨다. 매직넘버이론의 가장 잘못된 적용은 이 이론을 장기기억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의 장기기억에 7~9개만 기억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금붕어나, 비둘기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인간의 장기기억은 그 영역이 정말 정말 넓다. 마치 끝도 없는 바다와 비슷하고 동네 도서관과 비슷하다. 만약 배우길 좋아하고 기억하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머릿속 도서관은 더 넓을 것이다. 매직넘버의 대표적 잘못된 이론은 이런 장기기억에도 7~9개의 숫자를 판 박듯이 적용한다는 것이다. 영화를 떠올려 보라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인피니티니워, 퍼스트 어벤져, 메리 포핀스 리턴즈,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홈커밍, 7번방의 기적, 해운대, 공공의 적, 트랜스포머, 슈퍼맨, 아쿠아맨, 보헤미안 랩소디.... 읽는 사람 지루할까봐 이 정도까지만 쓰자. 당장 떠올린 것만 15개가 넘는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15개의 영화는 나온다. 아주 적게 봐도 7~9개가 넘는다.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숫자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장기기억은 엄청나게 넓다는 것이다. 근데 이런 잘못된 적용이 학문계에도 널려있다. 이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만드는 결과이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위의 잘못된 적용을 말한 분이 바로 우리 교수님이시기 때문이다. 우리 교수님은 제법 오랫동안 연구하시고도 저런 잘못된 적용을 하셨다. 하지만 분명히 저건 틀렸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단기기억에도 무조건 적으로 매직넘버이론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간의 두뇌는 쓰면 쓸수록 발전한다. 어떤 특정 부분을 계속 단련할수록 시냅스가 강화고 그 시냅스가 강화 되는 만큼 그 부분에 있어서 더욱 발전한다. 그게 바로 인간의 두뇌이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어떤 게임에 미친 꼬맹이가 있다. 그 게임에 있어서 만큼은 그 꼬맹이가 세계 최강이다. 그 꼬맹이가 그 게임에 있어서 1초(단기기억)에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나보다 많을까? 정답만 말하자면 당연하다. 나는 그 게임에 대해서는 그 꼬맹이보다는 못하다. 그러면 그 꼬맹이는 그 게임에 특화된 두뇌를 가지고 있고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 꼬맹이는 나보다 단기기억으로 그 게임에 있어서 받아들이는 양이 월등히 많다. 이 예시의 실제 사례가 있을까? 한 유명한 체스 그랜드마스터를 말할 수 있다. 그 체스 그랜드 마스터는 눈을 감고 수십 개의 체스 판을 두었다. (48개 이상이다) 체스의 경우의 수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이 많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체스 그랜드 마스터는 1판을 졌고 몇 판은 비겼고 나머지 수십 판을 전부 이겼다. 눈을 감고 오직 머릿속 체스판으로만 수십 개의 체스판을 동시에 두었지만 수십 판을 이겼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체스에 특화된 두뇌이기 때문이다. 그 체스 그랜드 마스터가 단기기억으로 받아들이는 양이 7~9개인가? 그대로만 본다면 최소 수십 조에서 수 경은 되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사례를 설명하려고 청킹 이론이 나오기는 했으나, 나는 아직 그 이론이 불완전하다고 본다.) 이게 인간의 두뇌이다.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그 한계가 겨우 매직넘버는 절대 아니다. 매직 넘버 이론은 불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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