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의 고민상담소

문송합니다

영웅*^%&$ 2021. 3. 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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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훈(가명) :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학생 때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해서 여태까지 공부만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이 흔히 하는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여기까지 왔고 나름 입시결과에 만족하고 대학교에 즐겁게 다니고 있었습니다. 좀 놀다가 동아리도 하다가 이리저리 하다가 군대 갔다오고 보니 벌써 20대 중반입니다. 취업을 생각해보니 영어가 필요할 거 같아서 요새 영어공부를 나름대로 하고는 있지만 별 다른 확신은 없습니다. 제가 지금 공부를 과연 잘 하고 있는 건지, 제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잘 하는지도 모르고, 꿈도 없고 희망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러다 보니 제가 속아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듭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던 부모나 선생들이 저를 속인 걸까요? 나름 상위 대학에 경영학과로 문과 탑으로 입학해서 지금까지 공부도 성실히 해왔는데, 다른 사람들 말로는 경영학과 공부가 사회나가서 별로 쓸데도 없다고 하고, 경영학과인데도 취업도 별로 잘 안 된다고 하니 회의감만 드네요.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열심히 공부 해 온 걸까요?

모모 : 고민이 되겠군요. 요새 거의 만연해있는 고민이기도 하죠. '문송하다'라... 제 주변에 친구들이나 혹은 제 가까운 지인들만 보더라도 요새 코로나 덕분인지 문과이신 분들이 취업계에서 거의 전멸을 하시더라고요. 놀리는 게 아니라 분명한 현실을 인지하는 것 뿐이에요. 속아온 기분이 든다고 하셨는데 정확한 평가에요. 여러분들은 속은 거 맞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릴게요. 여러분들에게 '고등학교 때 공부만 잘하면 된다, 좋은 대학에만 가라'고 말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죠? 여러분 부모 세대에요. 여러분 부모세대까지는 그게 통했어요. 다행스럽게도 그게 먹혔죠. 하지만, 이제 시대 자체가 달라지고 AI가 등장하면서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해서 문과 상위 대학에 입학하는 걸로는 사실 '아무 쓸데 없이 버려지는 결과'밖에는 얻지 못하게 되었어요. 예전에 한 미래학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한국의 학생들은 15년 뒤에 없어질 직업을 위해서 하루에 15시간씩 공부만 하고 있다' 그 말을 한게 벌써 꽤 옛날이니까 이미 문송하다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에요.(거의 수학적 증명을 할 수 있는 논제였죠.) 다시 한 문장 요약해드리자면, 여러분들은 그냥 속아오셨어요.

하지만, 그거 가지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탓을 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성인 전에야 어찌 되었든 성인 이후에는 여러분들이 분명히 독자적으로 선택할 권리 혹은 기회가 있었을 거에요. (여러분들께 제 삶을 일일이 나누지 못하는 게 아쉽네요. 다만, 확실한 건 저는 여러분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 있었어요. 그 와중에도 제 스스로 활로를 찾았구요.) 활로는 스스로 찾는 거에요. 여러분의 부모가 대신 찾아주지 않아요. 솔직히 공평하게 말해서, 여러분 부모는 그런 능력도 없구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건 당신들이에요. 부모는 솔직히 말해서 많이 멍청해요.(여기서 멍청하다는 말의 의미는 능지가 떨어진다는 말이 아니에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능력이 없다는 뜻이에요. 과거 시대에 살았던 자들이라는 뜻이죠.) 이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당신들 스스로가 살아야 하는 인생이고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인생이죠. 그러니 이걸 부모 책임 혹은 선생님 책임으로 떠넘기면 안 되요. 말도 안 되죠.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에요. 이게 안 되면 문송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되는 거에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임진다면 이제부터 나름대로 생각해보세요. 정말 인생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 뭘지, 여기서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최선을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인생이라는 게 참 묘해서 남은 선택지가 안 좋은 선택지밖에 없을 때에도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자신의 패가 너무나 안 좋은 패여도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해서 베팅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결과가 안 좋을 거라는 걸 알더라도 오늘 과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게 인생이에요. 그러니 과거를 불평하지 마세요. 그걸로는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저는 가능하면 과거를 어느정도 잊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과거를 완전히 다 잊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잊어버릴 수는 있거든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임지세요. 그게 당신 인생의 유일한 답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첨언드리자면, 여러분들이 정말로 차분하게 생각한다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 내면에 그런 능력이 있다는 자기계발서의 헛소리를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이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눈만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거에요. 지금은 오히려 돈 벌기 가장 쉬운 세대에요. 기회가 여기저기 널려있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좀 더 넓게 보세요. 그리고 차분히 생각해보세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정말 널리고 널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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