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김진명 작가님)

고구려 7권을 읽었노라(진명아 쿠둥쿠둥)

영웅*^%&$ 2021. 6.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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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7권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조금 더 잘 이해했으면 싶어서 아주 기본적인 정보만 정리해보았습니다. 원래 이거 말고도 진짜 한 보자기는 더 쓸 수 있지만, 독자분들이 스스로 알아서 찾는 즐거움을 빼앗을 수는 없어서 아주 핵심만 적어보았습니다.

*다음의 내용에는 각각의 관점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적어도 이 글 안에서 어느 한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오직 고구려 7권을 조금 더 즐겁게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전달할 뿐입니다.

1)구부가 귀신을 얘기한 이유

갑자기 구부가 귀신을 얘기해서, 얘가 술 마셨나 하면서 책에 오만 정이 떨어지신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지금(현 시대)에 비추어서 읽어야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공자께서는 괴이한 일, 위세 부리는 일, 어지럽히는 일, 귀신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않았다.' [논어 술이 편]

"子不語怪力亂神" 자불어괴력란신

공자는 고구려 7권에서도 설명하듯이 미신, 귀신 같은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멀리 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것을 가르치지도 말하지도 않으려 했던 거지요. 이에 구부는 신선이 귀신에 닿았다면서 진실을 파헤쳐 공자의 바다를 메우려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고구려 7권에서 직접 참고해보세요 ㅎㅎ)

구부가 부처, 귀신, 신선 등을 얘기하는 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재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ㅎㅎ

2) 안양현 소둔춘

안양현 소둔춘은 (이름만 들어도 아시겠지만)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기서 갑골 문자가 발견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있죠.

갑골문(甲骨文)는 중국 대륙에서 청조 말엽인 1899년에 안양현 소둔촌, 의 수도였던 은허(殷墟)에서 왕의영(王懿榮)이 최초로 발견한 이후 중국 도처에서 대량으로 발굴된 중국 고대 문자로서 거북이의 배딱지[龜甲]와 짐승의 견갑골[獸骨]에 새긴 상형문자였다. 거북이 배딱지[腹甲]를 나타내는 갑(甲)자와 짐승의 견갑골을 표현한 골(骨)자를 합하여 갑골문(甲骨文)이라고 명명하였다. 발견된 지역 명칭을 따라 은허 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골문자는 상형문자이고 한자의 초기 문자 형태에 해당한다. 발굴된 뼈 연대는 대부분 기원전 1200년에서 기원전 1050년으로 말기에 해당한다. (출처 : 위키백과)

그리고 읽으실 때 혹시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이라 잠깐 짚고 넘어가드리겠습니다.

'하남 안양현의 홍강을 끼고 자리한 어느 고즈넉한 정자에는 해 지는 모양을 찬찬히 바라보는 중년의 사내가 있었다. (중략) 이튿날, 숨은 채 뜬눈으로 날밤을 새운 백동은 온 안양현을 헤매며 사마천 사기를 볼 수 있는 곳을 수소문했다. 그만한 전집을 보유한 학자란 찾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며칠이 지나 묻고 물어 찾아간 한 선비의 서고에서 그는 공자세가 편을 뽑아 펼칠 수 있었다.' <고구려 7권 '큰일에 쓰일 칼' 中>

구부랑 백동이 만났던 위치는 고구려가 아니라 중국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실 때 이 위치가 중국이라는 걸 인지하시면서 상상을 이어나가시는 게 좋을 거 같아 미리 짚어드립니다.

3) 작모여몽좌전양주지간 여시은인야

이 문장은 상당히 논란이 있는 문장이지만, 저는 최대한 있는 그대로 있었던 일을 짚어드리겠습니다.

공자가 죽기 전에 온 제자는 자공이었다. 공자는 자공을 꾸짖고 "태산이 무너지는가! 들보와 기둥이 무너지는가! 철학이 시드는가!"라며 한탄했다. 그리고 자공에게 말했다. "천하에 도가 없어졌구나! 내 주장을 듣는 자가 없구나. 하나라 사람들은 장사를 치를 때 유해를 동쪽 계단에 모셨고, 주 왕실 사람들은 서쪽 계단에 모셨고, 은나라 사람들은 두 기둥 사이에 모셨다. 어젯밤에 나는 두 기둥 사이에 놓여 사람들의 제사를 받는 꿈을 꾸었다. 나의 조상은 원래 은나라 사람이었다." 그 뒤 이레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기 공자세가 편>

4)춘추필법

춘추필법은 공자가 <춘추>를 쓸 때 사용한 서술방식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정말 한 보자기 이상 풀어낼 수 있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위에도 말했듯이 이 글은 고구려 7권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이니까요

춘추필법에 대해서 살펴보셔야 할 점은, (고구려 7권과 연관시켜서)

중국을 위해 치욕의 역사는 감춘다 = ‘위한휘치’(爲漢諱恥)

중국 내부의 일은 상세하게 쓰고 이민족의 일은 간략하게 쓴다 = ‘상내략외’(詳內略外)

이 두 가지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위의 공자세가와 공자가 서술한 춘추필법을 보고 '동이족 출신의 공자가 동이족을 깎아내리는 중화사관의 뿌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고구려 7권에도 아주 핵심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5)거북 껍질과 한자의 기원

신화에 따르면 창힐이라는 사람이 한자를 만들었다고 하죠. 그와 관련된 여러 신화들도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한자의 기원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에 대한 힌트라도 있을까요?

중국에 왕의영이라는 관리가 1899년에 병에 걸려서 세상에 온갖 특효약을 구해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용 뼈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죠. 근데 용뼈를 자세히 보다보니 한자가 써있었습니다. 그는 더 많은 용뼈들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결국 죽게 되었죠.

유철운은 그의 뒤를 이어 용 뼈를 추적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것들이 고대 국가 은나라의 궁궐 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은나라에 글자가 있었고 문명이 있었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알려집니다. (위에 나온 위키백과랑 내용은 같습니다)

고구려 7권에 나오는 내용은 사실 이 내용을 소설적으로 각색한 겁니다 ㅎㅎ 이미 답은 다 나와 있으니 역사적 우연이 아닌 합리적인 추리에 의해서 추적을 해본 것이죠. 그러나 실제로 거북 껍질과 한자의 기원은 '역사적 우연'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

고구려 7권은 소설일 뿐이지만, 거기에 밑받침이 되는 사실이 있다는 점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한자의 기원, 은나라, 문명의 출발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는 주제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명명백백한 사실fact들이 분명히 우리 눈 앞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대단한 이름들이 고구려를 이끌어갈지 몰라도 고구려의 혼을 만드는 것은 우리다. 두려워도 두려워 않고 쓰러져도 쓰러지지 않는 북방의 야수, 그 천 년 혼의 기질을 만들어가는 이름 없는 우리의 이름이 바로 고구려다."

"여산 제자리 시립! 잘 보아두어라"

여산의 개마기병은 새로 태어난 군사였다. 체격이 크고 무재가 있는 병사를 따로 뽑아 훌륭한 무장을 입히긴 했으나 경험이 적고 정신의 단련이 되지 않은 이들이었다. 첫 출전에서 무너져서는 결코 안 될 일, 그리고 고구려 진중에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아는 백전의 무장이 있었다.

"당대의 천하제일장을"

고구려 7권은 기대를 엄청 많이 했는데도 그 기대를 모두 충족시켜준 놀라운 작품입니다. 고구려 세계관 중 가장 다채로운 작품이었고 굉장히 색깔 넘치는 작품이었습니다. 솔직히 위의 내용 말고도 찾아보면 훨씬 훨씬 더 많고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처음에도 말했듯이 다른 독자분들이 스스로 찾고 생각하는 재미를 느꼈으면해서 일부로 제외시켰습니다. 7권 곳곳에 그 다음 내용을 생각해볼 수 있는 씨앗들이 있어 더 기뻤습니다. 앞으로 계속 나올 고구려를 응원하며 이렇게 좋은 작품을 써준 김진명 작가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김진명 작가님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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