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맨 처음에 기독교를 믿었던 걸까? 과거 회상을 평소에 잘 안 하는 덕택에 그 이유를 세세히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그냥 간단히 말하면 어린 시절의 영향이 제일 컸던 거 같다.
어릴 때부터 성당 유치원에 다녔고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했다. 주변에는 온통 기도하는 사람이었고 그게 자연스러운 것인 줄 알았다. 믿음은 모든 인간이 가지는 기본값인 줄 알았다. 그렇게 의식이 있던 아주 어릴 때부터 대략 초등학교 때까지는 한 번도 의심을 해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 의심이라면 의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법한 생각을 처음 했었는데 그건 공룡이었다. 학교에서 공룡과 대멸종을 배웠는데 성경의 어디를 들여다 보아도 공룡 얘기가 없었던 것이다. 성경을 신의 우주 창조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던 나는 있었던 증거가 확실한 공룡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그 후 다시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회의의 내용이나 질문은 훨씬 깊어졌지만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된 독자들이 지루할까 싶어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그 후 나는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정말 수많은 책들을 읽었다. 나는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창조과학도 알게 되었고 의외로 많은 학자들이 창조과학을 얘기한다는 것에 위안을 느꼈다. 나는 창조과학을 받아들였지만 후에 이것이 내 믿음의 위기를 초래했다. 창조과학과 정확 무오한 성경은 내 믿음을 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당시에 나는 성서가 말하는 진리가 너무나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진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단순한 진리를 왜 다른 사람들은 도무지 깨닫지 못할까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따로 글로 정리하겠지만 나의 맨처음 기독교 신앙을 점차 파괴해 나간 곳은 내가 나갔던 교회와 그곳의 목사였다.(다만, 신께서는 악마를 통해서도 선을 이루실 수 있다) 사실 정확한 선후 관계는 나 역시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굉장히 (상대적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그 당시에 내가 돕는 사람들은 100명이 넘었고 가르치는 아이들만 따로 30명 정도가 되었다. 나는 학생이었고 나름 열심히 공부하면서 그 모든 걸 사이드로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정말 바쁜 시간표대로 살았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 때문에 교회 패스츄리(목사)랑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패스츄리(목사)는 내 삼촌이었고(라반) 아주 조그만 개척교회 못사였기에 나에게 말도 안 되는 질투를 뿜어대기 시작했었다. 그 패스츄리의 가르침을 딱 하나로 요약할 수 있는데, '교회에 와라 또 와라 교회에 와라' 이것이었다.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주님은 우리 개개인이 주께서 머무시는 성전이라고 말했고 그리스도를 믿는 각 사람들의 모임이 교회라고 말씀하셨다(두 세 명이 있는 곳에...)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는 그 목사는 교회를 건물로 이해한 것 같았다. 어떤 건물 안에 들어와서 일해야만 주의 일을 한 것이고 다른 곳에서 한 것은 세상 일이라고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목사는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그 목사가 교회 밖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 밖의 일을 전혀 모르니 교회 안의 일만 주의 일이라고 엄청난 착각을 한 것이다. 다시 명백히 얘기하지만, 그건 엄청난 착각이다.
이제 내 상황은 꽤 우스운 일이 되었다. 왜냐하면 주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교회 안에서 핍박을 받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예수의 가르침과 교회의 가르침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내게는 약자에게 선을 행하는 일과 예수를 믿는 믿음이 결코 분리되는 일이 아니었고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게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일이다. (물론, 모두가 이 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도 잘 안다. 주께서는 각자에 맞게 부르시고 사용하실 것이다)
나는 선을 행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핍박을 받게 되었다. 약자를 돕고 약자를 위한다는 이유 하나로 공격을 당했다. 부모, 목사, 전도사, 다른 성도 등등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주를 믿고 선을 행하고 있을 때 우리는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다. (물론 내가 선만을 행했다던지 거룩했다던지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의 이야기를 미화시키고 싶지 않다. 다만 그저 내가 예수를 믿고 선을 행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교회에서 핍박을 받은 건 사실이다)
그 외 독서에 관해서도 그 목사와 나는 생각이 정말 달랐다. 나중에 가서야 그게 근본주의와 복음주의의 차이(존 스토트 참고)라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알 턱이 없었다. 같은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나는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요약 1) 나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그리스도교를 믿었다
2) 내 신앙에 처음으로 깊은 회의를 준 건 내가 다녔던 교회의 목사와의 갈등이었다. 그 주된 내용은 봉사활동과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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