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를 정리해보자

낙태권 폐지에 대한 나의 생각

영웅*^%&$ 2022. 7. 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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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낙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이로써 수십 년 전의 판결을 스스로 뒤집은 셈인데, 아직 구체적인 입법, 각 주에서의 효과, 실질적인 행정력 등은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이 때문에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할 생각이라고 하니 그런 멍청한 여자라면 그 시민권을 나한테 주길 바란다. 그 사람보다 내가 미국에 100배는 이익이 될 테니까.

농담은 이쯤하고 조금 더 깊이 다루어보자. 솔직히 이번 사건에서 미국이 보여준 용기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진보만을 외치고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외치는 상황에서 그걸 뒤집어서 적어도 논리적으로 타당한 결정을 내린다는게 정말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어떤가? 공무원이든 정치꾼이든 하나같이 자신들 이득만 생각하고 용기 있는 결정도 없으며 그런 결단을 내릴만한 깊이도 사상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이 이번에 보여준 용기만큼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판결이 과연 옳은 판결인가? 다시 말해서, 낙태가 과연 살인인가?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나 역시 '아닐걸'에 기우는 편이다. 나는 어떤 것의 옳고/그름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즉, 어느 정도는 관점의 차이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은 공식적으로 그리스도교를 지향하고 미국 헌법에 신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받는다는 것을 명시했기 때문에 미국이라면, 가장 논리적인 결론은 낙태 반대가 맞다. 우리 나라였다면, 위에도 말했듯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그건 조건이 다르니까 당연한 결론이기도 하다.

벤 샤피로라는 유대인 친구는 이번 낙태 폐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는 낙태 반대에 논거로 '그들의 창의력을 뺏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부분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살인을 하거나 강간을 하거나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거나 중국인들을 볼 때 저들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상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기 때문이다. 가끔이지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험적인 데이터로 볼 때, 창의적인 사람은 소수이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하는지 아는 사람 역시 언제나 소수이다. 누군가를 살려야 하는 이유가 쓸모가 있어서라면, 쓸모가 없는 걸 넘어서 해가 되는 사람은 죽여야 된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있다(개연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자체로 위험한 논리일 뿐이다.

그러나 굉장히 자유분방한 나와 벤 샤피로의 의견이 가끔 가다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페미니스트나 레즈비언 등에 관해서는 상당 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가끔 남자들의 세상이라 자신들이 성공할 수 없다는 여자를 만날 때가 있는데,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여자가 할 말은 아닌 듯 싶다. (성공을 원한다면) 엄청난 위험성을 감수하고 뛰어들어야 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그 말을 하는 화자 본인이다. 본인이 시도조차 안 하고 성공할 수 없다고 시부렁거리는 건 미쳤다는 확증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남자는 군대에 간다. 여자들은 그런 제약조차 없다. 출산 같은 건 아무도 안 하니 역시 그것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입만 나부렁대는 분들을 간혹 가다 보면, 벤 샤피로가 말은 좀 예쁘게 안 해도 참 맞는 말을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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