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3권에 보면 미천왕인 을불이 낙랑의 힘을 한데 모은 최비를 부수고 낙랑을 축출한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문호, 손정, 안저 등 무수한 명장과 15만의 엄청난 군세와 유주 자사, 평주 자사등을 등에 업은 엄청난 힘을 한 몸에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지략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와 비교해도 압도할만큼의 지성을 가지고 있었던 최비가 도대체 왜 졌을까?? 심지어 원목중걸보다도 식견이 높았던 그가 왜 패배했을까? 나는 오랫동안 이 점을 고민했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러다가 한 가지 힌트를 찾았다
한 가지 힌트는 바로 이 대사이다 아불화도가 울분과 화를 약간 섞어서 얘기하는 대사다 "나는 그런 것은 모른다 다만 이 숙신 오 천 군사는 왕께서 친히 밥을 하셔서 먹인 군사이다" 그러자 문호는 이렇게 대답한다 " 왕이 밥을 했다고? 나는 도대체 내 군사를 위해서 무엇을 했던가? 천시 지리 인화라 했던가 우리는 도대체 무엇으로 저들을 맞서싸웠던가 군사를 부림에 있어서 한참을 미치지 못했음을 이제 알겠다" 이 대목을 보면 을불이 단순히 희생해서 을불이 이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조금 더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고구려 3권에 보면 마지막에 위기에 처한 낙랑이 조선 유민들을 성 밖으로 내보내고 공성전을 하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럴 때 을불은 망설인다 그 이유는 을불에게는 낙랑 축출이라는 혹은 한족을 멸한다는 목표보다도 백성들이 더욱 소중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최비에게는 이 모든 것이 정 반대였다 최비에게는 백성 혹은 군사들보다는 진나라 재건이라는 목표가 훨씬 소중했다
우리는 여기서 고구려 전체에 흐르는 한 가지 기본적인 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백성은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리더는 백성을 이끄는 존재가 아니라 섬기는 존재이다 또한 백성을 수단으로 여기는 자는 반드시 패한다'
그랬기 때문에 압도적인 군세를 가지고 있었던 최비가 패했고 모용외가 패했으며 모용황이 패했던 것이다
결국 사유가 모용부가 꺾일 때까지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진실로 백성을 위하는 군주였기 때문이며
을불이 가장 아름다운 왕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백성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마저도 던질 수 있었던 왕이었기 때문이다 백성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포기할 수 있는 왕은 누가 뭐도 아름다운 왕임에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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